휴대전화 국제통화 급증…99년 전체통화량의 11.5%

  • 입력 2000년 11월 26일 18시 34분


세계적으로 휴대전화 보급이 확대되면서 휴대전화를 이용한 국제통화량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지는 최근 미국 워싱턴에 있는 통신 관련 리서치회사인 ‘텔레지오그래피’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국제통화량 가운데 휴대전화 통화가 차지하는 비율이 98년 8%에서 99년 11.5%로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텔레지오그래피사 관계자는 “이같은 수치는 당초 예상보다 2년 가량 앞당겨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기간 중 전체 국제통화량은 15% 증가해 99년 현재 1078억 통화를 기록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유선전화가 휴대전화로 대체되는 현상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텔레그래피사의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98∼99년 오스트리아 일본 이스라엘 등 14개 국가의 경우 유선전화 가입자가 사상 최초로 감소했다.

휴대전화를 이용한 국제통화량이 이처럼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물론 휴대전화 가입자수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 세계적으로 휴대전화 가입자는 전체 전화 가입자 가운데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가더라도 국내에서 사용하는 휴대전화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로밍서비스’의 확산도 휴대전화를 통한 국제통화의 증가를 초래한 원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로밍서비스 이용자가 외국에서 해당 국가 내로 전화를 걸어도 국제통화로 기록되는 경우도 있다. 로밍서비스를 이용하면 당초 이 서비스에 가입한 국가를 거쳐 다시 연결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독일인 사업가가 스위스의 취리히에 가서 스위스 내의 사업파트너에게 전화를 걸면 먼저 독일에 있는 전화회사에 연결됐다가 다시 스위스로 연결된다. 업계에서는 99년 독일에서 스위스로 건 국제통화시간이 4억분(分)에서 6억5000만분으로 늘어난 것도 로밍서비스에 의한 요인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휴대전화가 유선전화의 대용품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유선 국제전화 이용자는 연평균 105분의 통화를 하는 반면 휴대전화로 국제전화를 거는 사람의 통화시간은 연평균 25분에 불과한 실정이다.

텔레그래피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휴대전화 요금이 유선전화 요금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가능한 한 유선전화를 이용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휴대전화 확산 속도로 볼 때 머지 않아 휴대전화가 유선전화를 앞질러 주요 통신수단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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