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英히스 前총리 상원의원 거부

  • 입력 2000년 11월 24일 18시 45분


영국 최장수 하원의원인 에드워드 히스 전 총리(84·보수당)가 내년 정계를 은퇴하며 전직 총리들에게 관례적으로 부여돼 온 상원의원직을 거부한다고 23일 밝혀 파문이 일고 있다.

시사주간 ‘스펙테이터’가 선정한 ‘올해의 의원’ 수상자로 선정된 히스 전 총리는 이날 시상식에 참석해 기자들에게 “여러분 내가 내년에 상원에 첫 등원하는 모습은 취재 안하셔도 될 겁니다. 나는 이제까지 가져온 직함만으로도 만족합니다”라고 선언했다.

이에 앞서 그는 내년 총선에서 하원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정가는 지난달 존 메이저 전 총리(보수당)가 상원의원직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히스 전 총리도 이같은 뜻을 나타낸 것은 상원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최근 추세를 반영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영국 상원은 일종의 귀족원으로서 국왕의 권위를 떠받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히스 전 총리는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 옥스퍼드대를 졸업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포병중령으로 예편했다. 1950년 하원의원에 당선됐으며 올해로 만 50년째 의원활동을 하고 있는 최고참 하원의원(FHC)이다.

중도 보수주의자인 그는 윌리엄 헤이그 현 보수당수의 탈(脫)유럽정책을 비판해 왔으며 원고가 없어도 유장하게 연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인디펜던트지가 전했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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