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 美차관보 기고]"신경제 살려야 APEC도 산다"

  • 입력 2000년 11월 12일 19시 27분


《스탠리 로스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15일 시작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이 이번 APEC에서 중점 추진할 정책 등을 담은 특별기고를 본지에 보내왔다. ‘신경제 시대의 번영을 준비하며’라는 제목의 기고 전문을 소개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풍요를 위해 기초를 다지는 작업은 결코 멋지고 화려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APEC는 지난 11년 동안 이 지역 기업과 노동계, 자본시장과 소비자의 이익을 위해 묵묵히 이 작업을 수행해 왔다.

그동안 APEC 회원국들의 경제는 크게 성장했으며 무역 규모도 몰라보게 커졌다. 외자유치, 고용규모, 생활수준의 평균적인 향상 또한 세계 다른 어느 지역보다 빠르다. 회원국들은 적극적으로 시장개방에 나서고 있으며 외국인 투자 조건을 대폭 완화했다. 4개국을 제외한 모든 회원국이 관세를 10% 이하로 내렸다.

APEC의 성공적인 정착에는 이 지역 지도자들의 지대한 관심이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93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첫번째 APEC 정상회의를 주도했으며 94년 APEC 회의에서는 무역, 투자 자유화를 골자로 하는 ‘보고르 선언’이 채택됐다. 아태지역의 정부 학계 기업 노동계 비정부기구(NGO) 대표들은 수백차례의 회의를 거쳐 무역, 투자 자유화를 위한 골격을 마련했다.

무역, 투자 자유화를 위한 APEC 활동의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APEC는 자본시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규제당국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으며 공식적인 회계기준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APEC는 또 교역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서류 간소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자동차 통신기기 등 다양한 제조분야에서 기준규격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APEC는 사회간접시설 확충을 위한 환경과 금융시장 조성에 힘쓰고 있으며 대체에너지 개발과 환경오염 방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이 작업환경과 고용기준을 준수하도록 지원하는 것도 APEC의 임무이다.

APEC는 지금까지 이룩한 업적에 안주하지 않는다. 튼튼한 열린 경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헌신적이고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97년 아시아를 휩쓴 금융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서는 개혁 작업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이와 함께 APEC는 정보통신 기술에 바탕을 둔 신경제의 잠재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미국은 올해 APEC에서 신경제와 관련된 세 가지 주제를 중점적으로 다룰 것을 촉구한다.

1.경쟁력 제고〓지역기반의 교역체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세계무역 시스템의 개방이 이뤄져야 한다. APEC는 세계무역기구(WTO)의 뉴라운드 체제가 하루빨리 정착할 수 있도록 합의 도출에 힘쓰고 있다. APEC는 또 아태지역의 투자 자유화,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규제 개혁과 규약 준수에 주력하고 있다.

2.전자상거래 활성화〓APEC는 회원국들간의 전자상거래를 늘리기 위해 정부관료와 경제계 인사들로 구성된 준비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APEC는 또 모든 회원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정보기술(IT) 프로그램을 통해 ‘디지털 정보격차(digital divide)’가 ‘디지털 기회(digital opportunity)’가 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3.인터넷망 구축 강화〓APEC는 회원국들간의 통신 금융 관세 수송 서비스가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인터넷 접속능력을 늘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

APEC는 아태지역의 기업 노동자 가정들에 좀더 나은 경제환경을 제공하는 데 한몫을 담당해 왔다. APEC는 안정되고 풍요로운 사회 실현을 위한 경제체제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민들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공동체 마련이라는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 힘쓸 것이다.

<정리〓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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