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이제 평화는 끝났다"

  • 입력 2000년 10월 25일 18시 04분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는 24일 거국내각에 야당을 참여시키기 위해 마련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격리계획 초안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온건파인 이집트마저 “평화는 이미 끝났다”고 선언하는 등 중동사태는 파국의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초안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요르단강 서안 일부지역에서 철수한 뒤 국경을 따라 울타리와 초소를 설치해 양측을 나눈다는 계획. 팔레스타인 지역에 흩어져 있는 144개 이스라엘 정착촌은 모두 이스라엘 영토에 포함되도록 국경선을 그었다.

바라크 총리는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 과정에서 강경론을 펴고 있는 아리엘 샤론 리쿠드당 당수를 거국내각에 참여시키기 위해 이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암르 무사 이집트 외무장관은 24일 “수년간 지속돼온 평화과정은 끝났으며 아랍은 평화협상 테이블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 협상의 새 기준은 아랍이 결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로코도 이날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단절하기로 하고 수도 라바트에 있는 이스라엘 연락사무소를 폐쇄하는 한편 텔아비브에 있는 외교관을 소환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내달초 미국 워싱턴에서 빌 클린턴 대통령과 만나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한 팔레스타인 관리가 25일 밝혔다.

PJ 크롤리 백악관 대변인은 “클린턴 대통령은 24일 밤 아라파트 수반과 바라크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워싱턴에서 개별로 회담을 갖자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24일 밤 탱크를 동원해 요르단강 서안에 포격을 가하는 등 양측의 충돌이 계속돼 이날 팔레스타인인 3명이 숨졌다.

〈홍성철기자·외신종합·연합〉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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