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하원 "와히드대통령 부패의혹 조사"

  • 입력 2000년 10월 10일 19시 00분


벼랑끝에서 연명하고 있는 압두라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또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경제난과 내정혼란 책임에 부패의혹까지 받고 있는 와히드 대통령은 7월 국민협의회(MPR·최고 입법기관)의 탄핵움직임에 대해 국가경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혀 일단 고비를 넘겼으나 이번에는 하원 특별위원회가 그의 개인비리에 대해 뿌리를 뽑겠다고 나섰기 때문.

하원 특별위원회는 브루나이 국왕과 조달청으로부터의 수백만달러 수뢰 등 와히드 대통령 및 측근의 부패의혹 사건과 관련해 소환 대상자를 확정, 본격 조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AFP통신이 10일 보도했다.

하원 특위의 알빈 리 부위원장은 “국회조사를 통해 와히드 대통령이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혐의가 드러날 경우 다시 탄핵문제를 논의할 MPR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위 소환대상자는 와히드 대통령과 알위 시하브 외무장관, 유숩 칼라 전 조달청장, 아프달 야신 국민각성당(PKB) 아치에 지구당 위원장 등 모두 25명이다.

인도네시아 사상 처음 지난해 10월 선거를 통한 평화적 정권교체로 집권한 와히드 대통령은 국민의 열망에도 불구하고 5월 브루나이의 볼키아 국왕으로부터 200만달러를 받아 자신의 계좌에 입금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정치적으로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

게다가 사업 파트너이기도 한 자신의 전속안마사가 6월 조달청에 접근해 400만달러를 받아 달아난 스캔들이 불거지면서 연루 의혹을 받았다.

특위 조사결과 구체적인 연루 증거가 나올 경우 와히드 대통령은 국민협의회의 탄핵 결정과 함께 국민적인 저항에 부닥쳐 결국 사법처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백경학기자>stern1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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