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르포]'요구르트 축제' 1주일간 즐겨

입력 2000-09-23 19:00수정 2009-09-22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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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은 요구르트를 마셔도 될까. 이는 ‘불살생계(不殺生戒)’와 관련된 미묘한 문제다.

라싸에서는 마침 ‘쉐둔제(雪頓節)’라는 요구르트축제가 한창이었다. 티베트 월력에 따라 열리는 일주일간의 축제였다. 티베트민족은 보리의 일종인 ‘칭커’를 재배하며 소와 양을 방목하는 반농 반목의 유목민족. 이 때문에 소나 양의 젖으로 만든 ‘수유차’(버터로 만든 차의 일종)를 마시는 등 독특한 음식문화를 갖고 있다. 티베트어로 ‘쉐둔’은 ‘요구르트 연회(宴會)’라는 뜻. 소나 양의 젖으로 요구르트를 빚어 마시면서 벌이는 축제다.

그런데 그 유래가 재미있다. 티베트의 사찰들은 여름 한달간 라마승들의 문밖 출입을 금한다. 여름은 티베트고원의 유충이 알에서 깨어나 한창 성장을 계속할 무렵이다. 이때 문밖을 나섰다가 땅을 밟아 지하의 생명을 상하게 함으로써 불살생계를 범하는 일이 없도록 아예 면벽 수도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동안 절 밖에서는 소나 양젖으로 요구르트를 만들었다가 라마승들이 수도를 끝내고 나올 때 승(僧)과 속(俗)이 함께 마시며 연회와 가무를 즐겼다는 데서 요구르트축제가 기원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요구르트 유산균은 불살생계와는 관련이 없는 셈이다.

라마승과 함께 하는 이 축제는 불교를 신앙하는 티베트인들에게는 설만큼이나 중요한 축제라고 한다. 이 기간에는 ‘창시(藏戱)’로 불리는 티베트오페라가 공연되고, 초원에서는 경마시합이 열리는 등 축제 열기가 대단하다.티베트는 주법(酒法)도 독특하다. 술을 따를 때나 받을 때는 반드시 두 손으로 한다. 술을 받은 사람은 술을 마시기 전에 무명지로 공중을 향해 술을 세 번 튀긴다. 땅과 조상신에게 먼저 공양한다는 의미다. 그 후 세 번에 걸쳐 조금씩 마시는데 그때마다 주인이 첨잔해 술을 채워야 하며 그 후 바로 반드시 ‘원샷’으로 마시는 게 올바른 주법이다. 이들이 노새와 말 개고기는 절대 먹지 않는 것도 유목 민족적인 특성이다.

<라싸〓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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