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 언론에 '카메라 포즈'…휴가때 접근금지 조건

  • 입력 2000년 8월 9일 18시 27분


6일부터 이탈리아 토스카나지방의 산 지미냐노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가 8일 모처럼 가족들과 함께 언론의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날 태어난 지 두 달 반이 된 레오를 가슴에 안고 부인 셰리와 장남 유안(16), 차남 니콜라스(14), 외동딸 캐서린(12)과 함께 2주간의 휴가를 보내게 될 지롤라모 스트로지 공(公)의 사저 앞에서 취재진들의 카메라 플래시를 받았다.

블레어 총리는 얼마 전 막내아들 레오의 세례식 사진이 자신의 허가 없이 언론에 공개된 데 격분, 연례적으로 휴가에 즈음한 가족사진 촬영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가 이날 돌연 촬영을 허용했다.

블레어 총리는 남은 휴가 기간 중 언론이 자신의 가족에게 접근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이날 촬영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레어 총리 가족이 머무는 동안 완전 무장한 120명의 정복 경찰이 저택 외곽에 배치돼 경비와 출입통제를 담당하게 된다.

피렌체대 법학교수이자 지방지 발행인이기도 한 스트로지공은 블레어 총리의 오랜 친구로 지난해에도 블레어 총리 일가에게 자신의 저택을 대여해 이곳에서 셰리여사가 레오를 임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레어 총리 일가가 머물고 있는 스트로지공의 저택은 방이 50개나 되며 르네상스시대에 건축됐다.

한편 블레어 총리가 휴가를 떠나는 데 왕실제트기를 이용한 데 대한 비판여론이 일자 총리실 대변인은 이날 “총리는 휴가중이든 근무중이든 항상 국정을 책임지게 돼 있다”고 해명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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