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정가 코르시카 논쟁…조스팽 "입법권 이양"발표

  • 입력 2000년 8월 3일 18시 41분


프랑스의 화약고 코르시카문제가 프랑스 정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리오넬 조스팽 프랑스 총리가 코르시카의 폭력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 코르시카의회에 입법권을 이양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우파인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물론 같은 사회당 출신인 장 피에르 슈벤망 내무장관 등 일부 각료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시라크 대통령은 1일 열린 각료회의에서 “분리주의자의 폭력에 의해 파괴된 코르시카에 평화를 복원하기 위해 개혁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공화국의 원칙인 국가통합을 저해할 정도의 개혁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반대의사를 밝혔다.

슈벤망 내무장관도 “코르시카 민족주의자들의 진정한 목표는 프랑스로부터의 독립”이라며 자치권 확대 조치에 반발, 사임의사를 밝혔다가 조스팽 총리의 간곡한 설득으로 2일 철회했다.

내각의 일부 각료들도 조스팽 총리의 자치권 확대 조치가 부르타뉴 바스크 등 프랑스 다른 지방의 분리주의운동을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조스팽 총리는 7월 21일 코르시카의 장래에 관한 협정을 발표, 코르시카 의회에 교육 및 경제개발, 관광과 직업훈련 등에 대한 입법권을 이양하고 환경 운송 등에 관한 행정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정부의 발표에 대해 51명의 코르시카 의회의원 중 공산당과 사회급진당을 제외한 42명과 분리주의자 단체들은 즉각적인 지지와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 그러나 입법권 이양 문제는 헌법개정사항이기 때문에 의회 토의와 승인을 거쳐야 한다.

나폴레옹의 고향으로 잘 알려진 코르시카는 프랑스 남동쪽의 이탈리아쪽 지중해상에 위치, 이탈리아계가 주민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프랑스와 다른 문화특성을 가졌으며 민족주의자들의 분리독립운동이 활발하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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