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印, 전략적 협력관계 시작

  • 입력 2000년 6월 29일 08시 28분


유럽연합(EU)과 인도는 28일 포르투갈의 리스본에서 첫 정상회담을 열고 '21세기를 향한 전략적 동반자 협력관계'를 시작키로 했다고 선언했다.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 총리와 EU 순번 의장국인 포르투갈의 안토니오 구테레스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이 끝난 뒤 양측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22개 협의사항이 담긴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양측은 선언문에서 "상호 공유한 가치에 기초해 새로운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힌 뒤 테러리즘 및 마약거래와의 싸움, 무역 및 투자 촉진, 첨단기술 분야의 협력 강화 등을 다짐했다.

이를 위해 양측은 2001년 제2차 정상회담을 인도에서 개최하는 한편 외무장관을 비롯한 양측 고위 관료 간의 회담도 정기 개최키로 합의했다. 인도는 이에 따라 캐나다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에 이어 EU와 정례 고위급 회담을 개최키로 합의한 6번째 국가가 됐다.

그러나 양측은 새로운 국제 무역질서 형성에 대해서는 합의를 보지 못했다. EU는 신 무역라운드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지지를 요구한 반면 인도는 지난 94년 우루과이 라운드의 합의사항 이행이 중요하다면서 새 체제 도입에 회의를 표시했다.

한편 EU는 이날 발표에서 인도가 현재 핵실험을 자발적으로 동결하고 있는 조치를 환영한다고 평가했으며, 인도측은 포괄 핵실험 금지조약(CTBT) 비준 문제를 가능한 서둘러 다루겠다고 다짐했다.

바지파이 총리는 양측이 핵무기 제거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위해 협력키로 했다면서 "현재 인도 국내에서도 CTBT 비준 문제가 검토되고 있으며 의회가 다음 회기에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지파이 총리는 이처럼 중요한 사안에 대한 광범위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이런 노력이 성공을 거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바지파이 총리는 인도의 가장 큰 무역 상대인 EU와의 이번 첫 정상회담에 여러장관들이 포함된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왔으며, EU측에서도 로마노 프로디 집행위원장과 하비에르 솔라나 외교안보 대표를 비롯해 다수의 집행위원이 참석했다.

[리스본 dpa·AFP 연합뉴스]choibg@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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