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하메네이 '하타미' 지지 발언

  • 입력 2000년 4월 27일 19시 11분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가 26일 개혁파 신문을 강력히 비난하는 한편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혀 보수파와 개혁파의 정면충돌로 치닫던 이란 정국이 새 국면을 맞았다.

하메네이는 정치지도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개혁파 언론은 과장된 보도로 국민이 이슬람과 혁명원리에 등을 돌리도록 만들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개혁의 미명아래 혁명원리와 이맘 호메이니의 가르침을 공격하는 세력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하메네이는 “하타미 대통령은 이슬람과 혁명의 수호자”라며 “개혁파들에 대한 탄압이 하타미에 대한 공격으로 해석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모순된 것처럼 보이는 하메네이의 이날 발언은 개혁파와 하타미 대통령을 분리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미국의 뉴욕타임스지가 27일 분석했다. 하타미에게는 더 이상 나서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한편 언론에 대한 탄압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테헤란과 몇몇 지방도시 대학생들은 26일에도 수업을 거부하고 표현의 자유를 요구하며 학내집회를 계속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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