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엘리안父子 다시 만났다…쿠바계주민 항의시위

지난 5개월간 미국과 쿠바간에 외교적 갈등을 빚어왔던 쿠바난민소년 엘리안 곤살레스(6)가 미 정부의 강제구인조치에 의해 5개월만인 22일 아버지를 만났다.

그러나 미 법무부가 물리력을 동원한데 대해 미국내 쿠바계 주민의 항의시위가 이어지고 공화당이 민주당 정부를 강력 비난하는 등 ‘엘리안 사태’가 미 대선을 앞두고 주요 정치쟁점으로 떠올랐다.

미 정부는 22일 오전 자동소총과 최루탄 등으로 무장한 이민귀화국(INS) 요원들을 마이애미의 엘리안 친척집에 전격 투입, 벽장 속에 숨어있던 엘리안을 구인한 뒤 워싱턴근교 앤드루 공군기지로 옮겨 아버지 후안 미겔과 만나게 했다.

쿠바계 주민들은 마이애미의 리틀 하바나 거리에서 성조기 등을 불태우고 경찰과 투석전을 벌이며 밤늦게까지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260여명이 체포됐다.

재닛 리노 법무장관은 “엘리안의 친척이 인도협상에 응하지 않아 공권력을 동원했다”고 말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리노장관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화당의 대선후보인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와 톰 딜레이 하원 원내총무는 “정부의 조치는 윤리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엘리안은 애틀랜타주 순회 항소법원이 그의 친척이 제기한 엘리안의 미국망명요청건에 대한 청문회를 여는 다음달 11일까지는 미국에 머물게 된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