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년 휴고 페르디난트 보스가 개업한 양복점에서 출발한 이 회사는 제3제국 시절 나치친위대의 검은 제복과 ‘히틀러 유겐트’의 넥타이를 곁들인 갈색 제복을 디자인했다. 휴고 보스는 31년 나치와 제복 공급계약을 맺으면서 동유럽 및 프랑스의 강제징용 인력을 데려다 썼다. 이 회사에 징용됐던 사람들은 “보수를 한푼도 못받은 것은 물론 독일 남부 메칭겐에 있던 공장 숙소에는 바퀴벌레가 많고 화장실이 하나밖에 없었다”고 증언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탈리아 마르조토그룹이 대주주인 이 회사가 순익이 크게 늘고 있고 여성복 출시를 앞둔 시점이어서 이미지 손상과 미국 내 시장점유율 감소를을 우려해 보상을 결정했다고 보고 있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2차대전 중 나치의 강제징용자를 사업장에 투입한 2000개 독일 회사 중 600개 기업이 보상금 지불에 합의해 총 보상기금 27억파운드 중 절반은 독일정부가 내고 나머지 절반은 이들 회사가 공동 지불한다고 9일 보도했다. 100만여명의 나치 강제징용자 중 24만명이 살아 있다. 강제수용소 출신은 1인당 5000파운드, 일반 징용자는 1500파운드씩 보상받게 될 전망이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