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통령 와이즈만 "조기사임"

  • 입력 2000년 4월 10일 19시 43분


수뢰의혹을 받고 있는 에제르 와이즈만 이스라엘 대통령(75)이 9일 처음으로 조기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와이즈만 대통령은 이날 ‘남은 임기 3년을 다 채울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다리가 온전치 않아 전처럼 걸을 수 없는데다 수뢰혐의에 대한 경찰 조사도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와이즈만의 사임시사 발언은 지난해 12월 프랑스 사업가로부터 30만달러(약 3억3000만원)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온 뒤 처음이다.

지난 3개월간 와이즈만의 세금 포탈 및 수뢰 등 혐의에 대한 조사를 벌여온 경찰은 지난달말 증거가 불충분하거나 시효가 지났다는 결론을 내리고 법무부에 사건종결을 건의했다.

줄곧 사퇴를 거부해왔던 와이즈만이 사임의사를 밝힌 것은 법무부에 타협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 초대 대통령 차임 와이즈만의 조카라는 후광에 전쟁 영웅, 평화의 사도라는 이미지를 지닌 채 명예롭게 은퇴하려는 와이즈만으로서는 고통스러운 기소보다는 불기소 처분의 차선책을 바란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후임에는 노벨평화상을 받은 시몬 페레스 지역계획장관과 데이비드 레비 외무장관이 거론되고 있으나 페레스가 유력한 것으로 점쳐진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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