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입국 제3국 여성-어린이, 매년 5만명 매춘-강제노역

  • 입력 2000년 4월 3일 19시 22분


매년 5만명의 아시아 중남미 동유럽 출신 여성과 어린이가 미국에 입국해 매춘 강제노역 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2일 미국 중앙정보국(CIA) 보고서를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판매원 비서 가정부 등으로 취업시켜준다는 말에 속아 미국에 들어오지만 곧바로 매춘굴에 넘겨지거나 감금당한 채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다. 인신밀매단이 노리는 사람은 주로 태국 베트남 중국 멕시코 러시아인. CIA는 정부 관리와 수사요원, 피해여성 등 150여명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해 지난해 11월 79쪽짜리의 이 보고서를 만들었으나 발표하지는 않았다.미국 정부는 외국인 인신매매 사건에 대해 처벌 법규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 2년간 미 정부가 처벌한 인신매매 사례는 250건에 지나지 않았다.재닛 리노 법무장관은 2년 전 “현대판 노예제를 근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관련 부처는 두 세달에 한번 대책회의를 가질 뿐 효율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타임스는 지적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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