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첫 아카데미의 선택]여우주연상 힐러리 스왱크

  • 입력 2000년 3월 27일 20시 12분


힐러리 스왱크의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은 영화계에서는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소년은 울지 않는다’에서의 연기로만 보면 충분한 수상감이지만, 편안한 감동을 좋아하는 아카데미의 성향으로 볼 때 남장 여성의 비극을 다뤄 관객을 ‘불편하게’ 만드는 이 영화에 상을 줄 가능성은 적다고 점쳐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힐러리 스왱크는 지난해 미국내 모든 비평가협회의 여우주연상과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받은 데 이어 이번 아카데미상까지 거머쥠으로써 할리우드에서 최고의 영예를 누린 여배우가 됐다. 이날 시상식에서 그는 “오랜 여행을 끝낸 기분”이라며 “200만 달러도 안되는 예산으로 어렵게 만든 영화에 대단한 상을 주어 고맙다”고 말했다.

스왱크는 9세에 연기를 시작했으며 92년 ‘버피 더 뱀파이어 슬레이어’로 영화에 데뷔했다. ‘비벌리 힐즈, 90210’ 등 TV시리즈에 주로 출연했으나 평범한 외모 때문에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3년간 ‘소년은∼’의 주연배우를 찾던 킴벌리 피어스 감독의 눈에 띄어 남장 여성 역할을 맡게 된 스왱크는 촬영 전 한 달 동안 실제로 남장을 하고 살 정도로 온 힘을 쏟았다.아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인생을 바꾸는 계기로 만들었다.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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