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륙 총성에 떨다…식당서 또 총기난사 5명 사상

  • 입력 2000년 3월 2일 19시 57분


미국에서 충격적인 총기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총기규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미시간 주 플린트시 마운트 모리스 타운십의 한 초등학교에서 여섯살난 1학년 소년이 같은 반 소녀를 권총으로 쏴 숨지게 한 지 하루만인 1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시 근교에서는 한 남자가 패스트푸드점에 총기를 난사, 2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학생과 교사 12명이 숨진 콜로라도주 컬럼바인 고교 총기난사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난 이번 초등학교 총기사건에 대해 미국 사회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범죄자와 어린이들의 손에 총기가 닿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한탄하며 의회에 대해 총기의 판매와 소유를 규제하는 법안을 조속히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일반인을 상대로 한 총기규제 움직임에 반대해온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텍사스주지사와 존 매케인 상원의원도 “어떻게 어린아이가 총기를 손에 넣을 수 있었느냐”며 총기의 엄격한 관리를 역설했다.

메릴랜드 주의 패리스 글렌딩 주지사는 총기의 도용이나 오용을 예방하기 위해 앞으로 3년안에 총기의 주인이나 소수의 인가받은 사람만이 그 총기를 다룰 수 있는 스마트건을 개발할 것을 총기제조업체에 요구해 놓은 상태. 업체에선 지문인식 등을 이용한 여러 종류의 스마트건을 개발중이다.

그러나 헌법에 무기 소지의 권리가 명문화돼 있는데다 총기 제조 및 판매업자들의 로비가 막강해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총기의 판매 소유 사용을 원천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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