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혐의 교수刊 흑인, 94년만에 누명 벗어

  • 입력 2000년 2월 27일 19시 21분


백인여성을 강간한 혐의로 재판을 받던 도중 성난 군중에게 교수형을 당했던 한 흑인의 누명이 94년만에 벗겨졌다.

25일 미국 테네시주 해밀턴 카운티 법원은 1904년 죽음을 당한 흑인 에드 존슨의 강간 혐의를 기각하고 사형선고를 뒤집는 판결을 내렸다고 AP가 전했다.

존슨이 억울하게 교수형을 당한 것은 인종차별이 한창이던 1904년. 존슨은 당시 강간을 당한 한 백인여성에 의해 “범인인 것 같다”고 지목돼 사형판결을 받았다.

미 대법원은 사형집행을 유보하고 재심리를 결정했으나 군중은 존슨을 강제로 끌고가 교수형을 집행했다. 군중 가운데는 해밀턴 카운티의 보안관도 있었다. 대법원은 보안관 등 6명을 법정모독 혐의로 체포했으나 이후의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이들이 처벌을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1970년 르로이 필립스 변호사가 대법원 서류창고에서 존슨 사건 관련 기록을 발견해 재심을 청구, 존슨은 죽어서나마 누명을 벗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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