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스터 엔' 사카키바라, 日銀총재 사임 촉구

  • 입력 1999년 12월 7일 18시 29분


일본의 ‘미스터 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게이오대 교수)전대장성 재무관이 엔화강세 대책과 관련해 일본은행(일은) 하야미 마사루(速水優)총재를 비판하면서 사임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카키바라는 6일 도쿄(東京)에서 강연을 통해 일은의 정책혼선을 지적한 뒤 “일국의 중앙은행총재는 책임있는 발언을 해야 하며 그것이 안되면 사퇴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사카키바라가 문제삼은 것은 하야미가 1일 긴급담화를 통해 추가금융완화정책(사실상의 통화량 확대)을 발표한 뒤 일은 관계자가 “정책변경은 없다”고 말한 점. 사카키바라는 “정책을 바꾸지 않겠다면 뭣하러 총재 담화를 냈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또 하야미가 현재의 환율을 용인한다고 3일 밝힌 데 대해서도 “당국자가 환율수준을 언급하는 것은 금기”라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하야미는 7일 “나는 항상 책임을 갖고 말한다. 나를 걱정해 격려해준 발언으로 생각한다”고 점잖게 응수하면서도 “내 임기는 2003년 3월20일까지”라고 사퇴요구를 일축했다. 일은 내부에서는 “사카키바라 발언이 상식을 넘어섰다”며 ‘일전불사’를 주장하는 격앙된 분위기가 확산됐다.

사카키바라의 ‘친정’인 대장성도 곤혹스러워한다. 현재 그가 대장성 고문이어서 자칫 일은에 대한 대장성의 불만을 대변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 대장성 내부에서도 사카키바라의 ‘튀는 언동’을 불안하게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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