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獨 통신업체 합병 총리싸움 비화

  • 입력 1999년 11월 23일 19시 57분


영국의 세계 최대 이동통신업체인 보다폰 에어터치가 독일 최대의 이동통신업체인 만네스만을 합병하는 문제가 양국간 자존심 대결로 비화돼 양국 총리까지 개입하고 나섰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총리는 21일 베를린에서 외신기자 회견을 통해 지난 주 자신의 발언을 국수주의로 몰아붙인 영국 언론매체에 큰 불쾌감을 표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슈뢰더 총리는 이날 “합병을 법으로 막을 수는 없지만 독일의 기업문화가 중요하다”며 “소주주의 이익 보호를 위한 유럽연합(EU)차원의 규제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주 양사의 합병계획이 발표된 직후 슈뢰더총리는 “만네스만이 원하지 않는 적대적 합병은 독일의 기업문화를 무시한 처사”라고 비난한 바 있다.

이에 앞서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는 21일 슈뢰더 총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두 회사의 합병에 협력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언론매체는 두 회사의 합병 가능성이 70%에 달한다며 합병을 기정사실화하는 보도를 22일 대대적으로 내보내 독일 만네스만측의 반발을 샀다.

한편 미국의 최대 노조단체인 AFL―CIO는 22일 성명을 통해 “만네스만 사원들이 모두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적대적 합병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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