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 유해 화장 하수구에 버렸다"…英언론 보도

  • 입력 1999년 11월 1일 01시 15분


45년 자살한 나치독일 독재자 히틀러의 유해는 옛소련 비밀경찰(KGB)에 의해 70년 화장돼 하수구에 버려졌다고 영국의 선데이타임스가 3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KGB 동베를린 책임자였던 세르게이 콘드라셰프 중장의 증언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히틀러는 소련군이 베를린에 진주하자 4월30일 지하벙커에서 애인 에바 브라운과 함께 자살했다. 부하들은 유언에 따라 시신을 불태운 다음 벙커 뒷마당에 매장했다. 소련군은 매장지를 발굴해 히틀러의 것으로 보이는 두개골과 턱뼈 등을 찾아냈다. 유골은 모스크바에 보내졌으며 확인 결과 히틀러 시신임이 확인됐다. 두개골을 제외한 히틀러의 유해는 46년 베를린 서쪽 70㎞ 지점의 마그데부르크시 소련군 병영에 매장했다.

70년 마그데부르크 병영을 동독측에 넘기게 되자 콘드라셰프는 KGB의장 유리 안드로포프에게 히틀러의 시신 처리 방안을 물었다. 안드로포프는 히틀러 매장 사실이 후일 밝혀지면 ‘성지’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당시 소련공산당 서기장 레오니트 브레즈네프의 승인을 얻어 화장하도록 지시했다. 브레즈네프가 화장에 동의함에 따라 KGB 요원 5명은 70년 4월4일 밤 유해를 발굴해 인근 훈련소에서 소각했다. 히틀러의 재는 마그데부르크 시내 맨홀을 통해 하수도에 뿌려졌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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