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틀러는 소련군이 베를린에 진주하자 4월30일 지하벙커에서 애인 에바 브라운과 함께 자살했다. 부하들은 유언에 따라 시신을 불태운 다음 벙커 뒷마당에 매장했다. 소련군은 매장지를 발굴해 히틀러의 것으로 보이는 두개골과 턱뼈 등을 찾아냈다. 유골은 모스크바에 보내졌으며 확인 결과 히틀러 시신임이 확인됐다. 두개골을 제외한 히틀러의 유해는 46년 베를린 서쪽 70㎞ 지점의 마그데부르크시 소련군 병영에 매장했다.
70년 마그데부르크 병영을 동독측에 넘기게 되자 콘드라셰프는 KGB의장 유리 안드로포프에게 히틀러의 시신 처리 방안을 물었다. 안드로포프는 히틀러 매장 사실이 후일 밝혀지면 ‘성지’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당시 소련공산당 서기장 레오니트 브레즈네프의 승인을 얻어 화장하도록 지시했다. 브레즈네프가 화장에 동의함에 따라 KGB 요원 5명은 70년 4월4일 밤 유해를 발굴해 인근 훈련소에서 소각했다. 히틀러의 재는 마그데부르크 시내 맨홀을 통해 하수도에 뿌려졌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