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와히드대통령 '취임식 비틀'…뇌수술후 시력 잃어

  • 입력 1999년 10월 21일 19시 11분


인도네시아 새 대통령 압둘라만 와히드(59)의 나쁜 건강상태는 20일 저녁 취임식에서도 나타났다.

와히드대통령이 취임선서를 위해 연단에 나갈 때는 경호원 2명이 좌우에서 부축했다. 그는 비틀거리며 연단에 나가다가 옆의 물건에 부딪히기도 했다. 그는 작년 2월 뇌출혈로 뇌수술을 받은 뒤부터 오른쪽 눈의 시력을 잃었고 왼쪽 눈의 시력도 극히 약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짧은 취임선서문을 직접 읽지 못했다. 뒤에서 경호원이 작은 소리로 읽어주자 그가 따라 했다. 선서문에 서명할 때도 경호원들이 그의 손을 잡아 서명할 곳에 펜을 갖다 댄 뒤에야 서명했다. 불과 10여분간의 취임연설도 연단에 서서 하지 못하고 자리에 앉아서 했다.

취임식이 끝난 뒤 국민협의회(MPR) 아미엔 라이스 의장 등 귀빈들과 악수할 때도 와히드대통령은 손을 다른 쪽으로 내밀곤 했다. 그가 손을 내밀면 상대방이 그의 손을 붙잡아 맞추는 식의 부자연스러운 악수장면이 TV화면에 여러 차례 비쳤다.

인도네시아 국민 사이에는 “대통령의 건강문제로 국가장래가 한층 불확실해지고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현지신문들이 전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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