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NTT도코모 '배보다 큰 배꼽' 파란

  • 입력 1999년 10월 5일 19시 37분


일본증시에서 ‘정보통신업종의 핵심주’로 불리는 이동통신업체 NTT도코모 주식의 시가총액이 모기업인 NTT를 제치고 처음으로 일본 1위로 떠올랐다. 자회사가 모회사 주식시가총액을 앞지른 것은 세계적으로 드문 일. 이는 정보화시대 도래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휴대전화 등 무선통신분야에서 일본시장점유율 60%인 NTT도코모 주가는 4일 주당 218만엔(약 2400만원), 주식시가총액 20조8757억엔(약 229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가총액 1위였던 일본 최대통신업체 NTT의 이날 주식시가총액(20조7805억엔)보다 952억엔 많은 것.

NTT도코모는 작년 10월 도쿄(東京)증시에 상장될 때부터 주목받았다. 상장첫날 주가가 세계증시사상 2위인 주당 465만엔을 기록했기 때문.주당가격이 상장 때보다 낮아진 것은 주식을 분할해 주주들에게 나눠줬기 때문으로 투자자들의 시세차익은 더 커졌다. 상장직후 NTT도코모의 주식시가총액이 8조엔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년도 안돼 시가총액이 2.5배로 늘어난 것.

NTT도코모 주식의 이같은 파란은 정보화의 중심이 ‘유선’에서 ‘무선’으로 바뀌는 새로운 흐름을 반영한다.일본의 불황 속에서도 97회계연도(97년4월∼98년3월)의 이 회사 순이익은 1년전보다 134%나 급증했다.

일본증시에서 정보통신업종의 약진 사례는 많다. NTT와 NTT도코모 두 회사의 시가총액은 도쿄증시 1부상장기업 전체 시가총액의 10%를 넘는다. 주가상승이 가장 두드러지는 업종도 단연 정보통신분야다. 8월23일∼10월4일 사이에 닛케이평균주가는 2% 떨어졌지만 정보통신업종 평균주가는 25%나 올랐다.

한국계 일본인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사장의 소프트뱅크 주식시가총액도 급성장을 계속해 일본 14위가 됐다. 소니 후지쓰 NEC 등 원래 전자업체였지만 최근 정보통신분야 진출이 두드러지는 기업의 주가도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도쿄〓권순활특파원〉

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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