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지진 여파]국민PC사업 '날벼락'

  • 입력 1999년 9월 22일 17시 43분


대만 지진의 여파가 인터넷PC(국민PC)에까지 밀려왔다.

반도체값이 폭등세를 보이는데다 대만에서 수입하는 컴퓨터부품의 공급까지 차질이 예상되기 때문.

이에 따라 인터넷PC 공급업체로 선정된 현대멀티캡 엘렉스 세지전자 세진컴퓨터랜드 PC뱅크 등 12개 제조사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부품값 뛰고 수입 차질▼

▽마진 잡아먹는 D램〓100만원 미만의 초저가 인터넷PC 한 대당 업체별 마진은 당초 최고 10만원선. 일부 업체의 경우는 마진이 5만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반면 인터넷PC에 들어가는 64MB 메모리는 이달초 7만∼8만원에서 현재 14만∼15만원으로 두 배나 뛰었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PC를 시판한다면 마진을 포기하거나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메모리값은 당분간 폭등세를 지속할 전망이어서 적자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업체 관계자들은 “D램값 상승으로 마진은 이미 포기한 상황”이라며 “그러나 인터넷PC를 많이 팔면 규모의 경제로 버틸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에서 PC 완제품을 수입해 공급할 예정이던 PC뱅크 등 일부 업체는 물량 확보 자체가 어려워졌다.

▽PC업체간 ‘생존게임’〓인터넷PC를 제조하는 12개사는 대부분 중견기업과 소기업. 마진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인터넷PC 시장 쟁탈전이 벌어질 경우 출혈경쟁으로 업체의 존립이 위태로워 질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반도체값이 계속 오를 것이 확실해 일부 업체는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려야 한다. 이에 따라 인터넷PC 공급을 포기하는 업체도 나올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상황이 악화되면 소기업 중 일부는 도산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중소업체 도산 가능성▼

▽“인터넷PC 당초 가격 변동없다”〓정보통신부는 22일 “PC가격 변동은 절대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정통부는 “업체들과 연합해 중앙처리장치(CPU) 하드디스크 모니터 등을 공동구매해 제조원가를 최대한 낮추겠다”는 입장.

업체들의 모임인 인터넷PC사업자협의회는 최근 운영체제로 윈도98 대신 리눅스와 AMD칩을 사용하는 ‘마이너스옵션’의 인터넷PC를 팔 수 있도록 합의해 숨통을 텄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64MB 램값이 20만원대까지 오른다면 인터넷PC 가격 재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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