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언론 엇갈린 交戰보도]『DJ 정치이득』『관계악화』

  • 입력 1999년 6월 17일 01시 28분


외국언론은 16일에도 서해상 남북한 교전의 배경을 분석하고 파장을 전망했다.

◇미국

주요 신문들은 북한이 교전에도 불구하고 대화에 응한 것은 사태가 악화되지 않을 조짐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사건이 한국 국내정치에 미칠 영향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그동안 많은 보수주의자들이 햇볕정책을 비판해 왔지만 이번 사건으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강력한 국가안보를 우선시한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김대통령에게는 정치적 이득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건은 햇볕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김대통령에게도 타격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북한이 북방한계선을 넘은 것은 이 해역을 영유권 논란이 있는 지역으로 만들려는 의도이기 때문에 전면전으로 확산될 우려는 없다”고 보도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한국정부는 확고한 안보체제에 바탕을 둔 대북포용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으나 야당이 비판의 강도를 높여 햇볕정책은 다시 시련에 부닥치게 됐다”고 전했다.

게이오대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교수는 “북한은 21일 남북 차관급회담에서 이번 사건을 구실로 이산가족 재회에 응할 수 없다는 전술을 쓰면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것만 손에 넣으려 할 것”이라며 “북한은 햇볕정책의 실패를 부각시켜 김대중정권을 혼란에 빠뜨리려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방위청 방위연구소 다케사다 히데시(武貞秀士)제3연구실장은 “한국에 대한 위협을 통해 햇볕정책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강화시키려 하고 있다”며 “남북한 위기상황으로 미국이 유연한 대북정책을 택하도록 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 언론은 북한측 주장을 한국측 주장보다 더 비중있게 취급했다. 인민일보는 평양 특파원발로 “이번 사태가 전면전으로 확대되지 않은 것은 완전히 조선인민군이 고도의 인내와 자기 억제를 한 결과”라는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내용을 길게 전했다. 인민일보는 서울측 주장을 북한측 주장의 3분의 1 크기로 실었다. 문회보는 평양발 기사만 게재했다.

〈워싱턴·도쿄·베이징〓홍은택·권순활·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러시아

코메르산트 데일리는 이번 사건으로 김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해 “당근만 많고 채찍이 적다”고 비난해온 반대세력들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모스크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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