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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6월 15일 19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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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는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주한 미국대사관 및 한국정부와 접촉 중”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할 때까지는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국무부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북한이 대화에 응해 사태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이 엿보이다가 교전으로 비화된 것은 좋지 않은 소식”이라면서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것 외에 지금으로서는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CBS방송은 14일 밤11시(현지시간) 뉴스에 이 사건을 머릿기사로 다루어 “남북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하면서도 북한이 한국과 유엔군사령부를 강력히 비난했으나 대화까지는 거부하지 않아 사태가 극한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5일자에서 이 사건을 1면에 다루면서 “96년 9월 북한 잠수정 침투사건 이후 가장 심각한 사건”이라고 논평했다.
이들 언론은 사건이 일어난 곳을 ‘양측간에 분쟁이 있는 해역(contested area or disputed area)’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비해 뉴욕타임스는 “북한 경비정들이 사실상 군사분계선을 침범했다”고 표현하면서 “북한이 자주 이 선을 넘기는 했으나 한국 함정이 출동하면 후퇴하곤 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번에는 한국함정과 대치해 물리적 충돌을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중국▼
외교부는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교전사실을 짤막하게 소개하고, “남북한이 자제하며 냉정하게 사태를 처리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바란다”고 논평했다.
장치웨(章啓月) 외교부 대변인은 또 “중국은 이 사태의 처리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한국 국방부 관계자가 서해의 ‘분쟁해역’에서 남북한 함정들이 교전했다고 말했다”며 “한국 국방부가 북한 어뢰정 한 척이 침몰됐다고 밝혔지만 평양측으로부터는 이 사건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짤막하게 전했다. 관영 CCTV도 정오뉴스에서 신화통신을 인용해 교전사실만 보도했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들은 21일 열릴 남북한 차관급 회담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일본▼
정부는 15일 낮까지도 공식논평을 내놓지 않는 등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외무성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국정부가 단호한 조치와 함께 대화를 병행해 문제를 풀어나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방송들은 이날 오전 한국 서해에서 발생한 남북한 함정간의 교전 상황을 일제히 주요뉴스로 보도하고 이번 사건이 한반도 긴장고조로 이어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NHK는 “총격전이 21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릴 남북한 차관급 회담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논평했다.
아사히신문 등 주요 신문들도 석간 1면 머릿기사로 다루면서 사태의 추이를 주목했다.
닛케이평균주가는 이날 개장초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전날보다 150엔가량 올랐다가 남북한 교전 소식이 전해지자 급락세로 돌서 한때 1만7000엔대가 무너졌다. 그러나 오후에는 서해 사태가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면서 전날보다 93.18엔 오른 1만7282엔으로 마감됐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