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하라 도쿄도지사, 都의회「신참 길들이기」진땀

  • 입력 1999년 5월 11일 19시 45분


일본 도쿄(東京)도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郎)지사는 취임이전 국내외에 대한 거침없는 비판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런 그도 막상 책임이 따르고 비판을 받아야 하는 지사직에 취임하자마자 진땀을 흘리고 있다.

도쿄도의회는 이시하라 취임후 처음으로 10일 열린 본회의에서 그가 부지사로 추천한 3명중 개인비서출신인 하마우즈 다케오(濱渦武生)의 승인을 보류했다. 행정경험이 없는 사람을 부지사로 추천한 것은 측근에게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시하라는 소신표명연설 때도 수모를 겪었다. 그가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자 의원들은 “도의회 연설 때 원고를 읽지 않고 즉석연설을 하겠다더니 어떻게 된거냐”고 꼬집었다. 연설이 끝나자 “행정은 소설을 쓰는 것처럼 하면 안돼요”라는 야유도 나왔다.

이시하라도 의원석을 노려보면서 “연설원고는 내가 구술한 것을 직원이 정리한 것”이라고 반박했으나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이시하라 길들이기’는 도의회 다수파인 자민당 도의원들이 심했다. 자민당출신인 이시하라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보수성향 표를 빼앗아간 데 대한 앙금때문이었다. 이시하라도 이를 의식해 “나도 원래는 자민당출신이니 잘 부탁한다”며 얼버무리려 했다. 그러나 “선거 때 자민당후보는 다른 사람이었다”는 핀잔만 들었다.

이시하라지사의 앞날이 평탄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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