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低 가속…작년 12월후 첫 1달러 120엔대

  • 입력 1999년 2월 19일 19시 20분


일본 엔화가치가 19일 일본 도쿄(東京)외환시장에서 2개월반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1백20엔대까지 떨어졌다. 이날 엔화 환율은 미국과 일본정부가 일본의 경기회복을 위해 일정수준의 엔화약세를 용인할 것이라는 관측으로 한때 달러당 1백20엔대 중반까지 올랐다가(엔화가치는 하락) 오후 들어 1백19엔대를 기록했다.

엔화가치가 달러당 1백20엔대를 기록한 것은 작년 12월초순 이후 처음이다.

이같은 엔화 약세의 결정적인 요인은 일본의 저금리 정책.

일본정부와 중앙은행은 경기회복을 위해 12일 하루짜리 콜금리의 목표금리를 연 0.25%에서 연 0.15%로 낮추고 정부의 국채매입을 재개했다. 또 연 2.1%까지 폭등했던 장기금리는 연 0.8%로 떨어졌고 미일(美日)간 금리격차의 확대는 엔화약세로 이어졌다.

미국 역시 현 상황에서는 일본의 경기회복이 미국 및 세계경제를 위해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일정수준의 엔화약세를 환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엔화 가치는 당분간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지만 하락폭은 크지 않으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작년 여름 달러당 1백47엔까지 떨어졌던 것과 같은 엔화급락세는 재연되지 않으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

엔화약세가 가속화할 경우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과 일본의 경기가 조금씩 바닥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도 급격한 엔화약세를 억제하는 요인이다.

일본정부 및 언론은 이번 엔화약세를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정부는 이번 엔화약세를 “금리하락에 따른 당연하고 적절한 변화로 시장논리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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