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개혁개방 20년]대륙 곳곳 「자본주의 악취」부작용도

  • 입력 1998년 12월 13일 19시 06분


“개혁개방 20년은 중국인을 부유하게 만들었지만 중국대륙을 노랗게 물들였다.”

중국의 개혁개방은 자본주의사회의 각종 부작용과 문제점도 함께 몰고왔다. 색정복무(色情服務·매춘)의 범람이 대표적. 유흥업소 안마소 이발소 기사식당 등에서 각종 매춘에 종사하는 여성이 1천만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공내전 당시 국민당과 싸운 홍색(紅色)낭자군 대신 황색(黃色)낭자군이 대륙을 점령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

개혁개방 당시만 해도 공식적으로 마약사범이 없었던 중국은 이제 등록된 마약중독자만 54만명이다. 성병환자는 공식통계로 46만명이나 실제는 10배 이상이며 에이즈감염자도 30만명이 넘는다. 1천5백만명의 실업자와 극성을 부리는 밀수, 부정부패의 만연 등도 전에 없던 현상이다.

이같은 개방 역풍의 배경에는 빈부격차의 심화라는 구조적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 연간수입 5만위안을 넘어선 고소득층이 3천만명에 이르는 반면 기본적인 의식주조차 해결하기 어려운 극빈층은 6천5백만명이 넘는다. 과거 다같이 가난할 때는 느끼지 못했던 상대적 박탈감이 사회 전반에 팽배하고 있다. 빈곤층의 87%를 차지하는 농촌주민의 박탈감은 더욱 크다.

세대간의 가치관 차이도 사회적 갈등요인이 되고 있다. 대장정을 했던 노년세대의 도덕관은 뎬나오(電腦·컴퓨터)세대의 개인주의에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고속질주해왔던 경제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성장이 순조로울 경우 2020년경 국내총생산(GDP)이 20조달러에 이르러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는가 하면 ‘성장 한계론’도 만만치 않다. 20년간 지속된 연평균 9.8%의 유례없는 고도성장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것.

중국은 이제 정치민주화 요구의 적절한 수용 등 경제발전과 정치발전을 조화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겉은 사회주의, 속은 자본주의’의 부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달려온 중국은 21세기 정치체제를 어떻게 정비하느냐에 따라 ‘용’과 ‘이무기’로 명운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황의봉특파원〉

heb86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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