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ETS보고서]초중등생 컴퓨터 잘 할수록 수학성적 낮다

입력 1998-11-05 14:53수정 2009-09-24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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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기술을 위해 매년 미국학교들에 투입되는 50억달러가 학생들의 학업향상 극대화는 커녕 오히려 해를 끼친다.”

 토플시험 주관사인 미국 교육시험서비스(ETS)가 최근 미국 초중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내린

결론이다.교육분야에서 컴퓨터의‘주술(呪術)적 지위’에 대한 사회적 환상에 찬물을 끼얹은 꼴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헤럴드 웽글린스키는 “컴퓨터 활용 시간을 높은 학생일 수록 수학성적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에 대한 해석을 놓고 고심중이다.

 ETS는 학생들의 컴퓨터 사용과 학업성취도와의 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초등학교 4학년생과 중학교

2학년생 약1만4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실제로 교사들도 컴퓨터를 이용한 교육과 관련,무엇을 해야할지 몰라 허둥대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 보고서는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약속한 “미국내 학교의 모든 교실에 컴퓨터 1대씩을 보급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 부른 환상을 깨뜨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웽글린스키의 고민은 “그렇다면 컴퓨터를 없애버려야 하냐”는 것이다.

 이제 교사에 대한 컴퓨터 사용방법 훈련이 필요하다는게 그가 내린 결론이다.컴퓨터 사용방법을 이미

훈련받은 교사의 학생들은 성적도 훨씬 뛰어난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학생들은 곱셈이나 분수문제 풀이보다는 훨씬 복잡한 수학문제를 풀 때 컴퓨터가 학생의 학업향상에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학생들은 컴퓨터 게임이나 채팅으로 지나치게 시간을 뺏기지 않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학교수들의 우려는 다소 달랐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낸 자료를 부분적으로, 혹은 통째로 과제물이라며 제출하는 학생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심지어는 일부 학생들이 동일한 내용을 제출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발생한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에 보도된 대로 몇몇 졸업생들이 과거 자신과 동료들의 숙제와 시험답안을 모아 인터넷에서 돈을

받고 파는 현상까지 나타나는 등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표절 사례는 수도 워싱턴 지역의 대학생들 사이에서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적발된

후 심지어 퇴학당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부정행위 예방 및 적발을 위해 대학교수들이 특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웃지못할 촌극도 벌어지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교육 심리학자 제인 힐리 박사는 최근 이와관련, ‘접속 실패’란 저서에서 “젊은 세대들, 특히

어린이들과 10대 청소년들이 TV 비디오 컴퓨터의‘전자적 자극’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면서 “컴퓨터가

오늘날의 어린이들을 깊은 사고능력이 결여된 피상적인 버튼 누르는 세대로 변모시켰다”고 통렬히 비판했다. 그는

“조용히 앉아서 자기 생각들을 정리할 수 없는 학습문제아들을 양산하는 이같은 교육 관행에 제동을 걸지 못할

경우 발생할 파국은 아무도 책임지지 못할 것”이라며 개탄했다.〈워싱턴D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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