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쟁점없는 선거…金力-인신공격 난무

  • 입력 1998년 11월 2일 19시 43분


올해 미국 중간선거는 당초 빌 클린턴대통령의 섹스 스캔들이 의원들의 당락을 결정짓는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때문에 한때 공화당은 물론 클린턴대통령의 소속정당인 민주당의 일부 후보들까지 섹스 스캔들을 공격대상으로 삼기도 했다. 그러나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후보들은 이에 따라 지역사업 공약이나 타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이 유세의 주류를 이루었다.

▼쟁점 없는 선거〓이번 선거 최대의 접전지역은 공화당의 알폰스 다마토 후보와 민주당의 찰스 슈머 후보가 맞붙은 뉴욕주. 민주당은 4선에 도전하는 공화당의 중진 다마토 현 상원의원의 ‘공화당 아성’을 부수기 위해 젊은 하원의원 슈머를 내세우고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클린턴대통령이 두번씩 방문해 지원사격을 할 정도.

매사추세츠주 6지구 하원의원선거에 나선 공화 민주 양당후보는 아예 상대방의 선거공약을 철저히 ‘베끼는’ 바람에 유권자가 혼란을 겪고 있다.

▼클린턴 스캔들 공방〓공화당은 클린턴의 섹스 스캔들을 활용하기 위한 막바지 전략으로 1천만달러를 투입, 지난달 28일부터 투표 하루 전날까지 TV광고전을 한다. 스캔들에 대한 보수층 유권자의 거부감을 표로 연결해보자는 전략. 공화당은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가 스캔들에 대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민주당과 클린턴대통령은 “공화당은 건설적인 국가정책을 논하지 않고 파당적인 이익만 추구하고 있다”며 “스캔들은 이제 국민을 식상하게 하고 있다”고 오히려 공격의 빌미로 삼았다.

▼선거자금〓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TV광고 등 미디어 선거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이번 선거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 자금이 많이 소요됐다.

특히 주로 각 당의 ‘미디어 선거’에 사용되는 정당후원금인 ‘소프트 머니’의 경우 공화 민주 양당이 각각 2억7천만달러와 1억8천만달러 이상을 사용해 공화당은 94년 선거에 비해 9배, 민주당은 4배 이상 늘어났다. 그러나 막판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선거자금의 다과(多寡)는 유권자들의 지지성향에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흑인과 히스패닉계의 동향〓민주당은 전통적인 지지층인 히스패닉계와 흑인 유권자의 투표율이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유권자의 10%와 12%인 이들의 민주당 지지율이 70∼80%를 넘고 있기 때문.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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