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보고서/美정치권 움직임]백악관 대반격

  • 입력 1998년 9월 14일 19시 22분


일요일인 13일 미국의 주요 방송에서는 일제히 스타보고서와 관련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법률참모들을 내보내 탄핵을 피하기 위한 ‘면피작전’을 벌였고 의회는 의회대로 언론공세를 폈다.

스타보고서가 전세계에 공개됨에 따라 ‘국제적 망신’을 당한 클린턴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법률참모들을 여러 TV의 토크쇼에 내보내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를 맹렬히 성토하고 자신의 행위를 변호토록 했다.

백악관 법률고문인 찰스 러프는 NBC방송에 출연해 “클린턴대통령이 민사사건에서 위증을 했다 한들 공직수행과 관련이 없기 때문에 탄핵받을 만한 사유가 되지 못한다”는 논지로 클린턴을 방어했다.

대통령의 개인변호인인 데이비드 켄들은 ABC방송에 출연해 “스타보고서는 불필요한 외설적인 내용으로 클린턴대통령을 모욕함으로써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히려는 악의에 차있다”고 공세적으로 나왔다.

그러나 백악관의 이같은 공세는 성공적인 것 같지는 않다. 민주당 진영에서조차 클린턴대통령의 맞받아치기를 최선의 선택으로 평가하지 않기 때문. 클린턴대통령의 동지로 꼽히는 바니 프랭크 하원의원(민주)은 “솔직히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이 문제를 푸는 첩경”이라면서 백악관측에 궤변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클린턴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레온 파네타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백악관의 공세는 여론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충고했고 보브 케리 상원의원(민주)은 “그런 식으로 나갈 경우 패배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클린턴대통령을 탄핵으로 몰고 갈 것인지 그 결정권을 쥐고 있는 공화당은 반응을 자제하고 있어 백악관과는 대조적이다. 공화당 지도부는 스타보고서가 제출된 9일 대응전략을 협의한 뒤 당의 전략을 거의 내비치지 않고 있다. 공화당은 비록 호기를 맞기는 했으나 섹스 스캔들을 지나치게 당리당략에 이용한다는 모습을 보일 경우 중간선거에서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이라는 판단때문에 신중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오린 해치 상원 법사위원장(공화)은 탄핵소추를 면하는 여러가지 타협책을 시사하면서 전제조건은 클린턴대통령이 스타검사의 혐의내용을 시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의 하원 원내수석부총무인 데이비드 보니어 의원 등 민주당 중진들은 견책이나 벌금 납부 등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치위원장은 CBS 방송에 출연해 “최선의 방책을 찾아낼 용의가 있다”면서 “백악관측이 지금처럼 스타보고서의 사소한 조항들을 물고 늘어지는 불성실한 태도를 보이면 곤란하다”고 못을 박았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