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訪美]『한국 개혁추진 美 적극지원 필요』

  • 입력 1998년 6월 11일 06시 39분


미국을 방문중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0일밤(한국시간) “한미 양국은 북한을 화해의 장으로 이끌기 위해 강력한 안보태세에 바탕을 두고 개방을 유도하는 ‘햇볕정책’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밤 미 상하양원합동회의 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북한에 대해 선의와 진실을 가지고 대함으로써 북한이 의구심을 떨치고 개방의 길로 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우리는 한국경제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이러한 방대한 개혁을 추진하는 데는 무엇보다 미국의 아낌없는 지원이 긴요하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날 새벽 백악관에서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과 단독 및 확대정상회담을 갖고 한미투자협정체결,미국의 대한민간구매사절단 파견, 한미경제협의회 재개등에 합의했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이를 비롯해 △미 해외민간투자공사(OPIC)의 대한투자보증사업 재개 △재미 한국유학생에 대한 취업기준 완화 △제2선방어지원자금제공△한미항공자유화협정체결 등 7개항의 경제분야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회담에서 두 정상은 투자조건을 내국인과 대등하게 개선하는 내용의 투자협정을 신속히 체결한다는 방침에 합의, 곧바로 실무협상에 착수키로 했다.

한국정부관계자는 올 정기국회에서 비준을 받아 내년 1월1일부터 발효시킨다는 목표 아래 실무협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은 빌 데일리 미 상무장관의 주선으로 민간투자사절단을 조속한 시일내에 한국에 파견키로 했으며 95년 이후 가동이 중단된 한미경제협의회를 재개키로 했다.

이날 회담에서 클린턴대통령은 미국기업의 대한투자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해 OPIC를 통한 보증지원을 약속했으며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내 한국유학생들에게 취업제한조건을 철폐하고 학자금을 지원해주기로 했다.

대북정책과 관련, 두 정상은 4자회담과 남북대화를 상호 보완적으로 병행 추진함으로써 한반도에 확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해나가기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남북관계 진전과 미―북관계 개선이 조화있게 추진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미국의 대북경제제재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원칙에 공감했다.

클린턴대통령은 한국의 새정부가 대북경수로 건설비용의 70%를 약속대로 부담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해준 데 대해 감사를 표시하고 중유비용에 대해서는 미국이 여러 방법을 다해 조속하게 해결하겠다는 뜻을 밝혀 한국정부에 비용분담을 요구하지 않을 방침임을 시사했다.

클린턴대통령은 “김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해 우리는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며 “북한의 지도자들이 김대통령의 제안에 동의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앨 고어부통령이 주최한 오찬과 클린턴대통령 내외가 주최하는 국빈만찬에 참석했으며 미상공회의소에서 ‘한국 경제의 활로’라는 주제로 연설했다.

<워싱턴=임채청 기자>ccl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