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올해의 인권상 수상」…아난 유엔총장 면담

  • 입력 1998년 6월 7일 20시 14분


미국 방문에 나선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7일(이하 한국시간)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 등 주요인사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한국의 경제회생이 미국에도 유익한 만큼 미국이 우리의 경제위기 극복노력을 적극 지원해줄 것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뉴욕에 도착, 유엔본부에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한데 이어 숙소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국제인권연맹이 주는 ‘올해의 인권상’을 수상하는 등 공식일정에 들어갔다.

인권상 수상연설에서 김대통령은 “인권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라며 “국내적으로 인권보호를 위해 인권법 제정과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등 제도적인 인권수호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금까지는 우리 스스로의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으나 앞으로는 세계의 모든 박해받는 사람들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실험 경쟁이 중단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자리에서 김대통령은 “우리는 북한 핵문제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는 동시에 필요한 지원도 하는 양면정책을 취하고 있다”면서 “유엔도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아난총장은 김대통령의 대북 ‘햇볕정책’에 공감을 표시하고 금년 하반기 방한의사를 밝혔다.

아난총장은 특히 “가까운 장래에 유엔개발계획(UNDP)과 유엔환경계획(UNEP) 등이 북한의 농업과 환경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남북한과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대통령은 뉴욕 도착 직전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방미에서는 경제외교에 가장 역점을 둘 것”이라며 “미국 각계에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을 적극 도와달라고 솔직히 얘기하겠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8일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한국전시실 개관식에 참석하고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미국의 주요 은행과 투자회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대한 투자를 호소하는 조찬연설을 할 예정이다.

<뉴욕=임채청기자>c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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