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연도식별 불가」해결안되면 2천년초 飛行 대란

  • 입력 1998년 2월 5일 20시 28분


2000년 이후의 연도를 식별하지 못하는 컴퓨터의 이른바 ‘밀레니엄 버그’가 항공기에도 영향을 미쳐 큰 혼란이 우려된다. 미국의 유에스에이 투데이지는 2000년이 시작된 지 며칠이나 몇주 또는 몇달 동안 밀레니엄 버그로 인해 미국 항공기의 절반 가량이 비행하지 못하는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4일 보도했다. 밀레니엄 버그는 현재 가동중인 대부분의 컴퓨터가 연도를 두 자리로만 인식, 99년 이후에는 00년으로 나타날 연도를 1900년인지 2000년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상황을 일컫는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세무회계 등 엄청난 행정정보가 담긴 컴퓨터가 무용지물이 돼 큰 혼란이 일어날 것으로 우려돼 각국에서 대책을 마련중인데 항공기 또한 이를 피할 수 없다는 것. 유에스에이투데이는 항공기와 관련한 밀레니엄 버그 문제가 2000년 1월1일을 6백95일 앞두고 있는 4일 현재 겨우 7%만이 해결됐다면서 이같은 속도로 작업이 진행될 경우 적게는 25%, 많게는 50% 이상의 항공기들이 2000년 초반에 비행을 못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의회는 조만간 연방항공국(FAA)을 상대로 이 문제 해결에 관한 질의를 벌일 예정이다. FAA는 당초 99년 11월까지 이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예산제약으로 지지부진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의회 소식통들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미 행정부내에 보급된 모든 컴퓨터의 프로그램을 바꾸는데에만 무려 39억달러(약 6조2천4백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한다. 특히 정보량이 많은 국방부와 국세청의 프로그램 교체에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 사태가 심각해지자 백악관은 곧 40억달러의 예산을 배정, 밀레니엄 버그 해결을 감독할 부처를 신설할 예정이다. 〈백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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