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국극복 지도자／덩 샤오핑의 권력론］집단지도체제 도입

지난 89년 장쩌민(江澤民)을 후계자로 지명하고 은퇴한 뒤 덩샤오핑(鄧小平)은 당간부들에게 『한나라의 운명을 한두사람의 성망에 의지하는 건 매우 위험한 일이다. 일이 생기면 수습하기 힘들다』고 말했다.그는 또 『많은 국가에서 중국정책을 나의 병세와 사망에 걸고 있다』며 자신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국가적으로 불리할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했다.덩샤오핑은 공산권 지도자로서는 매우 독특한 리더십을 보였다. 개인의 카리스마 대신 집단적 지도를 중시했다. 마오쩌둥(毛澤東)1인숭배의 해악을 체험한 덩은 이를 제도적으로 극복하려 했다. 우선 82년 9월 제12기 공산당전국대표대회에서 45년이래 38년간 존속돼온 당주석제를 폐지하고 당총서기제로 복귀했다. 당의 권력이 한사람에게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총서기를 중심으로 한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한 것. 이어 같은해 12월 제5기 전인대 5차회의에서 주요지도자의 임기제를 채택했다. 국무원총리 전인대상무위원장 등은 임기 5년에 연임이 가능토록 했다. 한 사람이 10년까지만 요직에 머물 수 있도록 제한한 것. 전생애를 통해 덩이 1위의 자리를 가진 것은 81년부터 89년까지 지낸 중앙군사위 주석직뿐이었다. 덩은 78년 12월 마오가 후계자로 지명한 화궈펑(華國鋒)을 몰아내고 당중앙을 장악했으나 이후 은퇴시까지 당총서기 국가주석 국무원총리 등 최고위직은 하나도 차지하지 않았다. 덩은 대신 심복에게 1인자 자리를 넘겨주고 자신은 막후에서 국가경영을 지휘했다. 그는 올곧은 원칙주의자였다. 그가 수립한 실사구시는 중국이 살아갈 수 있는 방향이자 원칙이었다. 76년4월 4인방에 의해 수정주의자로 몰렸을 때 『나는 원칙적인 문제에는 타협하거나 동요하지 않는다. 나에게 최악의 상황이라는건 다시 실각하는 것 뿐』이라고 예젠잉(葉劍英)국방부장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그로 인해 그는 세번째로 실각당했다. 〈베이징〓황의봉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