泰 차왈릿총리 실각위기…경제파탄-치매증상까지

  • 입력 1997년 10월 13일 20시 07분


태국의 차왈릿 용차이윳총리(65)가 지난해 11월 집권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7월이후 계속된 바트화 폭락으로 지난 20년이래 최악의 경제위기가 계속되는데다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그가 기억상실 등을 일으키는 알츠하이머(치매의 일종)증상까지 보인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태국 경제전문가들은 그가 6개 정당으로 구성된 연립여당의 권력을 유지하는데만 급급, 정치적 불안이 해소되지 않아 외국투자가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차왈릿 총리를 몰아세우고 있다. 말레이시아 마하티르총리가 동남아 통화위기의 주범이라고 몰아세운 미국의 금융재벌 조지 소로스에게까지 투자를 요청했지만 시기가 적절치 않다며 거절당했다. 경제난국해결을 위해 차왈릿총리가 물러나야 한다는 압력이 안팎에서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7일 태국 헌정사상 획기적인 민주화조치를 담은 「국민헌법」을 통과시키는데 앞장서는 등 「정치적 업적」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경제난이 그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그가 「경제난을 수습하지 못할 경우 사임하겠다고 말했다」는 소문마저 나돌고 있으나 그는 사실이 아니라고 황급히 부인했다. 8월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제공받은 1백72억달러의 긴급구제금융의 「약효」도 만족스럽지 않다. 94년 멕시코(약 5백억달러)이후 최대 규모의 국제적 지원을 받고 있으나 초단기차입금상환과 외환시장의 안정을 유지하는 것도 힘에 부쳐 경제체질을 강화하는데 사용하는 것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 최근 5년여간 8% 이상의 성장과 20%가 넘는 수출신장세를 보여오던 태국 경제는 지난해말부터 부분적으로 하강세로 돌아서 올해는 수출성장률이 0%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한편 방콕포스트는 12일 『차왈릿총리는 알츠하이머 증상을 보이고 있으며 시급히 정밀검진과 치료를 받지 않으면 기억력을 완전히 상실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국립 촌부리병원의 분송박사의 분석결과 하루전에 한 발언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말에도 일관성이 없는 등 치매초기증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구자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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