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일총비서시대]『通美通南』 남북정상회담 가능성

  • 입력 1997년 10월 10일 20시 27분


김정일(金正日)이 김일성(金日成)사후 지금까지 펴 온 대남 대외정책의 근간은 이른바 「통미봉남(通美封南)」이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남한당국과는 대화하지 않으면서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대외정책의 1차적 목표인 체제의 안전을 보장받겠다는 것이었다. 앞으로 그는 「통미」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봉남」의 빗장도 조심스럽게 풀어나갈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 대남정책 ▼ 김정일의향후 대남정책과 관련,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94년 김일성의 돌연한 사망으로 무산된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될 것이냐는 문제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그가 향후 국가주석 승계과정이나 남한의 대선기간중 한국의 차기정권을 겨냥, 이와 관련한 획기적 제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설령 김이 먼저 화두를 던지지 않더라도 한국측에서 이를 제안할 공산이 커 정상회담은 향후 최대의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상회담이 이뤄질 경우 남북관계는 91년 남북기본합의서 체결 당시 상황 이상으로 급진전할 공산이 크다. 이와 함께 「남북간 3대현안」인 △4자회담 △경수로 공사 △경제협력에도 적지 않은 변화의 바람이 불 가능성이 있다. 우선 한국의 차기정권 초기에는 4자회담 본회담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4자회담에 두려움을 갖고 있지만 이에 응하지 않고는 북―미(北―美) 북―일(北―日)관계 개선과 국제사회의 대북(對北)식량지원 분위기 조성이 어렵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에 「엄청난 특혜」에 해당하는 경수로사업은 중간중간 우여곡절을 겪겠지만 전반적으로는 순항이 예상된다. 최근 북한측이 김정일사진이 실린 노동신문 훼손사건에도 불구하고 며칠 뒤 「공사 정상화」를 들고 나온 것은 경수로에 대한 평양측의 자세를 충분히 짐작케 한다. 이와 함께 북한당국은 북한경제에 상당한 도움이 될 남북경협에도 과거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 대외정책 ▼ 김정일은 향후 대서방관계, 특히 대미 대일관계 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하면서 동시에 중국 러시아 등 기존 우방들과의 새로운 관계정립에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중 북한이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체제생존전략 차원에서 추진중인 미국과의 수교와 평화협상 체결이다. 북한이 장승길 전이집트주재 북한대사의 미국 망명사건에도 불구하고 대미접촉을 계속하는 것은 북한이 얼마나 대미 관계개선에 매달리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다만 미국이 4자회담의 결정적인 진전 등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대북관계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북―미수교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전망이다. 또한 김정일은 북―일 수교회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늪에 빠진 북한경제를 살리는데 결정적인 도움이 될 막대한 전후배상금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문 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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