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애플 영광 재현』야심…임시회장 복귀

  • 입력 1997년 10월 5일 19시 37분


애플컴퓨터가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며 스티브 잡스를 삼고초려끝에 그룹의 임시회장으로 추대했다. 결벽주의와 자유분방한 그의 성격 때문에 『조직원으로 부적합하다』며 85년 회사에서 몰아낸지 12년만의 일이다. 잡스는 스물한살이던 76년 스티븐 워즈니액과 함께 8비트 애플컴퓨터 개발에 성공, 대기업의 전유물이던 컴퓨터를 「가전제품」의 반열에 올려놓은 장본인. 애플이라는 회사명도 그의 고향인 미국 오리건주의 사과농장에서 따왔다. 현재 애플컴퓨터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97년 시장점유율은 5.2%로 전년도에 비해 2.7%포인트 하락했다. 96년엔 매출액이 26% 감소하고 당기순손실이 8억2천만달러에 이르렀다. 해결사 역할을 떠맡은 잡스는 취임과 동시에 실지회복의 의지를 과시하면서 매킨토시 호환기종을 생산하던 파워컴퓨팅 인수를 발표했다. 이는 매킨토시 시스템 공개를 허용한 94년말 방침을 뒤엎는 것. 94년 이전에 매킨토시는 호환기종이 없었다. 80년대 당시로선 혁명적이던 아이콘과 마우스를 이용한 운용체제를 공유치 않겠다는 고집에서였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애플이 쇠락하면서 이 점이 쇠락의 원인으로 지목됐고 결국 시스템 공개를 선택하게 됐다. 그러나 결과는 당초 의도와는 달리 점유율 하락. 애플은 다시 『앞으론 라이선스 계약체결은 하지 않을 것』이란 비공개정책으로 선회한 것이다. 이번 정책변경으로 애플컴퓨터의 제휴관계도 달라지게 됐다. 인텔칩과 MS윈도의 결합체인 이른바 「윈텔제국」에 맞서 애플과 공조체제를 펴오던 모토롤라와 IBM이 애플과의 관계단절 의사를 표시해와 홀로서기가 불가피해졌다. 사운(社運)을 건 도박으로 받아들여지는 이번 조치가 애플이 개발중인 차세대 운영체제(OS) 「랩소디」에 대한 자신감때문인지, 타협을 모르는 외고집 스티브 잡스의 성격 때문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승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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