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돌적인 기업경영 방식으로 화제를 모아온 프랑스 자동차업체 푸조―시트로엥그룹의 자크 칼베회장이 지난달 30일 현역에서 물러났다.
칼베회장은 지난해 65세로 정년을 맞았으나 임시조치로 1년간 더 재직해오다 이번에 50세의 장 마르탱 폴츠에게 자리를 물려주게 됐다.
82년 푸조와 인연을 맺은 칼베회장은 유명한 푸조 205시리즈를 내놓아 성공을 거둔데 이어 과감한 감원정책 및 일본스타일의 생산기법도입 등 획기적인 경영개선을 단행, 적자에 허덕이던 푸조사를 흑자로 탈바꿈시켰다.
칼베회장은 강(强)프랑화(貨)정책을 놓고 재무부와 논란을 불사한 것을 비롯, 디젤자동차 증세를 둘러싸고 환경당국과도 설전을 벌였으며 일본차의 유럽수입을 저지하기 위해 유럽연합(EU)의 안일한 협상자세를 공격하는 등 회사의 이익을 위해서는 상대를 가리지 않고 싸워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최근에는 일본에 이어 한국 자동차를 겨냥, 한국 내의 과잉 생산설비를 문제삼기도 해 한국의 자동차업체들로부터 유럽 시장 진출의 최대 장애물로 간주돼 온 인물.
그의 산업논리 위주 경영방식과 지나친 감원 정책은 좌파로부터 「비(非)사회적 기업인」으로 비난받기도 했으나 기업의 경영면에서는 성공사례의 본보기로 꼽히고 있다.
69∼74년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재무장관의 비서실장을 지냈고 79년 국립파리은행장에 선임됐으나 82년 좌파 집권 후 행장에서 밀려나면서 푸조사로 옮겼다.
〈파리〓김상영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