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룽지는 누구?]경제개혁 큰 공로…서열5위서 3위로

  • 입력 1997년 9월 19일 20시 11분


「걸어다니는 경제사전」 「중국경제의 황제」 「경제해결사」 「중국의 고르바초프」…. 중국의 주룽지(朱鎔基·68)부총리에게 서방언론들은 이런 별명을 붙여주었다. 91년 경제담당 부총리에 오른 이후 줄곧 「떠오르는 별」로 꼽혀온 그는 19일 권력서열 5위에서 3위로 훌쩍 뛰어오르며 「별중의 별」로 자리 잡았다. 그의 급부상은 오래전부터 예견돼왔다. 올 여름 인사초안을 마련하기 위해 열린 베이다이허(北戴河)회의가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리펑(李鵬)총리의 후임총리로 사실상 내정됐다. 이처럼 지도부의 두터운 신임을 얻은 것은 그동안 그가 성공리에 추진해온 경제정책 때문. 지난해 그는 10%에 가까운 경제성장과 1백억달러의 국제수지 흑자, 그리고 6%선에 불과한 인플레로 『3마리의 토끼를 잡았다』는 찬사를 들었다. 후난성(湖南省)출신으로 어릴 때 부모를 잃고 고학으로 대학까지 다닌 입지전적 인물. 칭화(淸華)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고 재학시절 총학생회장을 지내면서 한때 베이징(北京)학생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훗날 칭화대 경제대학 학장을 맡을만큼 실무 못지않게 이론에도 밝다. 87년에는 상하이(上海)시장으로 발탁됐고 89년에는 상하이 당서기를 겸직했다. 시장과 당서기의 전임자는 모두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이었다. 주부총리가 장주석의 권력기반인 「상해방(上海幇)」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히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부정부패 스캔들에 한번도 오르지 않을만큼 깨끗하고 청렴한 이미지도 큰 자산이다. 〈강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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