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항공 여객기 추락사고로 희생된 한국인 21명의 유족들과 정부합동지원반이 5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도착, 본격적인 사고수습에 들어갔다. 그러나 사고의 원인을 밝혀줄 블랙박스 가운데 1개가 5일까지 회수되지 않아 사고원인 규명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블랙박스 문제와 관련, 베트남 정부가 파견한 사고원인 조사단장 소크 솜바우르는 5일 『비행기록장치(블랙박스) 가운데 1개를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이 블랙박스가 있어야 정확한 사고원인을 밝힐 수 있다』고 우려를 표시. 블랙박스 중 하나는 사고 당일 현장에서 즉시 수거됐고 또 하나는 마을 주민이 주워갔으나 뒤늦게 사고조사반이 찾고 있는 블랙박스라는 사실을 알고 5일 아침 신고했다는 것. 사고조사반은 블랙박스를 돌려준 주민에게 즉석에서 2백달러를 보상금으로 지급. 회수되지 않은 1개의 블랙박스는 조종석 내의 음성기록을 담고 있는 장치로 이것이 없으면 관제탑과 조종사 중 누가 실수를 했는지를 밝혀내기 어렵고 자세한 사고경위를 파악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
○…이날 개관한 「캄보디아―한국우호관」은 흰색 3층건물로 강의실 9개가 마련된 별관. 강의실에는 교탁 하나만 놓여있는데 책상과 의자는 원광대동창회측이 마련해주기로 한 것이어서 이미 주문한 상태라고.
○…그동안 유일한 생존자로 알려졌던 태국 어린이(2) 이외에 또다른 생존자로 보도된 베트남 어린이(4)이 프놈펜 시내 칸타 보파 병원에 입원 치료중인데 외신들은 이 때문에 생존자가 1,2명으로 엇갈리게 보도. 그러나 5일 현재 이 어린이의 이름이 사고기 탑승자 명단에서 확인되지 않았고 가족도 나타나지 않아 사고기 부상자인지, 아니면 사고지점 주변의 지상에 있다가 부상을 당했는지는 좀더 두고 봐야 밝혀질 듯.
○…한국 내무부 산하 중앙119 구조대가 이번 사고수습을 위해 사상 처음으로 해외에 구조요원을 파견했으나 이들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사고현장 구조작업이 거의 마무리된 상태여서 허탈해하는 모습.
도착후 이 사실을 알게 된 신열우소방경은 『출발할 때만 해도 수십구의 시신이 동체 아래에 깔려 있다고 들었다』면서 『30t짜리 물체를 들어올릴 수 있는 장비 등 1백여개의 구조장비를 완벽하게 갖춰 왔는데…』라며 허탈해했다.
○…5일 낮 프놈펜에 도착한 정부합동지원반(반장 정성배 외무부 재외국민영사국 심의관)은 도착 즉시 시신이 안치된 칼메트병원을 찾아 영령을 위로.
5명으로 구성된 지원반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강신몽법의학부장이 포함돼 있는데 강부장은 『이미 상당수의 시신이 확인된 상태고 나머지도 시신이 수습된 만큼 확인작업이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놈펜〓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