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부는 25일 오전 『장승길 주이집트북한대사 부부가 이집트를 떠나 제삼국으로 간 것이 확인됐다』고 공식발표했다.
그렇다면 장대사 부부가 머물고 있는 제삼국은 어디일까.
관계당국의 한 고위인사는 25일 장대사의 망명과정과 관련, 『장대사 부부가 일단 북한대사관을 이탈, 미국대사관에 망명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장대사일행이 현지 미국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사실은 그가 원하는 최종목적지가 미국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카이로에서 바로 망명절차를 밟을 경우 미국과 이집트간에 외교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어 미국대사관측과 장대사 일행은 일단 미국이 아닌 제삼국을 거쳐 미국으로 가는 수순을 택했을 가능성이 크다.
장대사 일행은 아프리카의 한 국가에서, 장대사의 형 승호씨는 유럽의 제삼국에서 미국정보당국의 보호아래 있을 것이라는 외교소식통들의 얘기가 이를 뒷받침한다.
외무부의 한 당국자도 『미국은 최근 北―美(북―미)관계가 호전되고 있는데다 4자회담 및 경수로사업 등이 걸려있어 북한을 가장 덜 자극하는 방법을 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대사 부부가 지난해 잠적한 아들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캐나다로 가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도 대두되고 있으나 그 가능성은 극히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장대사의 행선지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외무부조차도 『장대사와 캐나다는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다.
또 한가지 관심사는 장대사 일행이 제삼국을 거쳐 최종망명지로 한국을 선택할는지의 여부다. 아직은 정대사가 제삼국을 최종망명지로 택할지 아니면 단순한 경유지로 삼아 한국행을 택할는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이에 대한 정부 당국자들의 관측도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장대사가 간 제삼국이 한국에 매우 우호적인 나라라며 장대사가 원하기만 한다면 한국행이 이뤄질 가능성도 매우 높은 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여러 당국자들은 『현재까지 그의 한국행 가능성은 희박하며 우리가 망명유치를 할 입장도 아니다』고 주장한다. 뒤집어보면 지금까지 외교경로 등을 통해 확보한 정보에 따르면 장대사가 적극적인 한국행 의사를 밝히고 있지 않음을 의미한다.
미국측은 24일 한국 정부에 장대사의 망명감행 사실을 통보하면서 장대사의 미국행 의사도 함께 전달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결국 장대사의 최종망명지 문제는 26일쯤 있을 것으로 알려진 제삼국의 공식발표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문 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