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워너社 아들,제자가 살해…신분 숨기고 교사생활

  • 입력 1997년 6월 9일 08시 07분


미국의 미디어 황제 제럴드 레빈 (타임워너사 회장)의 아들 조너선 레빈(31)의 살해범은 고등학교 제자였던 코리 아서(19)로 밝혀졌다(본보4일자 11면보도). 뉴욕시경은 7일 조너선 레빈의 살인용의자로 그가 영어교사로 있었던 뉴욕 브롱크스 태프트고교의 퇴학생이자 브루클린 지역의 마약밀매꾼인 아서를 체포하고 8일에는 그의 친구 몬타운 하트(25)를 공범으로 붙잡았다. 아서와 하트는 지난달 31일 레빈의 아파트로 찾아가 그의 손발을 묶고 잔인하게 고문해 그의 은행신용카드 번호를 알아냈다. 그후 하트가 은행에 가 8백달러를 인출했고 감시를 맡은 아서는 인출소식을 듣자 선생님의 머리에 총을 쏴 무참히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너선은 부친이 엄청난 부자였음에도 불구하고 방 한칸짜리 아파트에 살면서 태프트고교에서 영어를 가르쳐 왔고 지난해에는 이 학교 학생들로부터 가장 인기있는 교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급여를 털어 불우 학생들에게 저녁도 사주고 성적이 오른 학생에게는 야구경기를 보여주며 학생들의 고민을 같이 했다. 범인 코리도 이런 제자중의 한명이었다. 조너선은 몇주전 학생들에게 자서전 쓰는 방법을 도와주면서 자신의 가정과 성장과정을 얘기해줬고 부잣집 아들이란 사실이 알려졌다. 코리일행은 이 이야기를 듣고 돈을 빼앗기로 결정,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지난 70년 부모가 이혼한 후 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아버지와의 사이가 소원해졌다가 수년전부터 부자간의 정을 회복했으나 부잣집 아들이기보다는 평범한 교사로 살기를 고집했다. 그의 죽음에 대해 미국언론은 『레빈회장의 아들 피살』이라는 뉴스에서 이제는 『레빈회장의 아들임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교사였다』로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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