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총장선거 안팎]美-러, 北의식 정근모씨 반대

  • 입력 1997년 6월 4일 19시 59분


정부의 방침과 어긋난 鄭根謨(정근모)전과기처장관의 출마로 관심을 모았던 국제원자력기구(IAEA)사무총장 선거가 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실시됐다. 외무부 당국자는 이날 『아직 결과가 확인되진 않았지만 이집트의 모아메드 엘바라데이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정부의 뜻에 따르지 않은 정씨를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과 「그래도 한국인이 출마했는데…」라는 여론 사이에서 고심한 끝에 투표에서 기권했다. 당초 정부는 지난해말 정씨의 출마문제를 검토,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요국가들의 입장을 타진한 뒤 정씨를 밀지 않기로 했다. 이 국가들이 북한의 핵사찰문제가 주현안인 IAEA의 사무총장에 한국인이 피선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반대하고 있어 정씨의 당선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또한 이미 대부분의 이사국들 사이에 엘바라데이 후보를 단일후보로 밀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던 것도 한 이유였다. 그러나 정씨는 비이사국으로 투표권이 없는 카메룬과 몽골정부의 추천으로 후보등록을 강행했다. 정씨측은 국내외 원자력계는 물론 일부 국가들이 정씨를 지지하고 있다고 맞섰다. 정부가 정씨의 후보사퇴를 위한 설득작업을 벌였지만 정씨측은 『미국의 입김때문에 정부가 소신없이 사퇴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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