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총선 1차투표분석]좌파연합 우세…40%득표 우파4% 앞질러

  • 입력 1997년 5월 26일 20시 24분


프랑스의 사회당과 공산당 등 좌파연합이 지난 25일 실시된 총선 1차투표 개표 결과 42%의 득표율을 기록, 36.5%의 득표율을 얻은 집권우파연합을 크게 앞서 의회내 다수파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26일 밝혀졌다.

프랑스 내무부는 이날 98%의 개표를 완료한 결과 집권 우파연합의 공화국연합(RPR)이 15.6%, 프랑스민주동맹(UDF)이 14.4% 그리고 무소속 우파가 6.5%의 득표율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에 비해 좌파의 사회당은 23.7% 공산당은 10% 녹색당은 6.9% 그리고 무소속좌파가 6.5%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했다고 내무부는 밝혔다.

또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은 15%의 득표율로 창당 이후 총선 1차투표 사상 최고기록을 수립했으며 이밖에도 극좌파가 2.5%의 표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집권 우파에 우세를 보인 좌파는 1차투표 승리의 여세를 몰아 오는 6월1일의 2차 결선투표에서도 승리해 새 정부를 구성할 수 있도록 전력투구할 태세를 보이고 있다.

만약 좌파가 결선투표에서 우파를 누르고 다수파를 차지할 경우 지난 86년과 93년에 이어 또다시 좌우 동거정부(코아비타시옹)가 들어서게 되며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남은 임기동안 국정수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3천9백만명의 등록 유권자중 68.3%가 투표에 참여해 지난 93년 총선과 비슷한 투표율을 기록한 이날 1차 투표에서 사회당과 공산당 등 좌파는 약42% 득표율을 기록, 집권 RPR와 UDF의 중도우파 연정에 5%포인트 이상 앞서 당초 예상을 뒤엎고 다시 집권할 가능성을 보였다.

5백77개 선거구중 5백53개 선거구 개표가 끝난 1차투표 결과 집권 RPR-UDF및 기타 右派 연합은 10명이 과반수 이상 지지를 얻어 당선이 확정된 외에 2백26명이 1차투표에서 1위를 차지해 2차 결선에 올랐다.

사회당은 1백40명이 1차투표 1위를 차지하고 2차 투표에 진출했으며 공산당은 1명의 당선이 확정되고 25명이 1차 투표 1위를 기록했다.

프랑스 각급 여론조사 기관에 따르면 오는 6월1일의 2차 결선투표에서 사회당과공산당 등 좌파가 2백72∼3백3석, RPR-UDF연합이 2백50∼2백70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돼 좌파의 집권 가능성과 함께 2차 투표에서 우파의 고전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1차 투표가 후보난립으로 정당간에 득표가 분산된데다 2차 투표 결과는 1차 투표 기권자의 참여율과 2차 투표 진출 후보의 소속 정당등 변수가 많아 아직 좌파의 과반수선(2백89석) 확보를 속단하기는 힘들다.

아울러 1차투표에서 부진했던 집권 중도우파 연합이 기권자에 대한 지지호소 등 배수의 진을 치고 2차 투표에 임할 것으로 보여 좌파의 미세한 우세속에 양측간 접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차투표에서 예상밖의 승리를 거둔 사회당의 리오넬 조스팽 당수는 좌파의 선전은 『국민들이 사회당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라며 프랑스인들은 좌파에 장래를 걸고 있다고 논평했다.

1차투표에서의 부진에 실망한 우파측인 인사들은 투표 결과를 국민들의 경고와 질책으로 평가하는 한편 2차 투표에서의 선전에 기대를 걸고있다.

RPR당수인 알랭 쥐페 총리는 이번 1차투표가 『지난 93년 선거와 비슷한 투표율을 보인 가운데 후보들이 난립한 상황』에서 치러졌다며 어려웠음을 인정하고 그러나 2차투표에서 아직 「大단합」을 보일 기회가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쥐페 총리는 후보난립이 프랑스인들의 다양한 견해 표명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전제한 뒤 프랑스인들은 1차투표를 통해 「근본적인 변화」를 바라고 있음을 표명했으며 『우리는 이같은 메시지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같은 변화는 좌파로부터 나올 수는 없다고 강조하면서 좌파가 집권하면 개혁은 15년 뒤로 후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UDF의 프랑수아 레오타르 당수는 『1차투표에서 승리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전투」가 아직 끝난 것은 아니며 모든 것은 2차투표 결과를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논평했다.

로베르 위 공산당 서기는 국민들이 앞으로 5년동안 「믿어달라」는 시라크 대통령의 제의를 거부했다면서 시라크 대통령은 당초 내년에 실시될 예정이었던 총선에서의 패배를 피하고 프랑스내 토론의 기회를 단축하기 위해 「책략」을 썼으나 결국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FN의 장 마리 르 펜 당수는 시라크대통령이 「백지수표」를 요구했으나 국민들로부터 거절당했다면서 앞서 故드골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시라크대통령도 중도에 사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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