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쥐」만들었다…美 존스홉킨스 의대 이세진박사

  • 입력 1997년 5월 2일 20시 07분


한국인 의학자가 유전자 변형을 통해 보통 쥐보다 근육이 2∼3배나 더 크고 강한 「슈퍼 마우스」(강력 쥐)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해 화제다. 미국 존스 홉킨스 의과대학 이세진박사(38)는 동료 알렉산드라 맥퍼런과 함께 근육세포 속에서만 작용하는 새로운 유전자를 발견, 이를 보통 쥐의 태아세포에 이식한 결과 어깨 다리 배 등 신체의 주요 부위 근육이 보통 쥐보다 크고 강한 쥐를 낳게하는 데 성공한 것. 워싱턴 포스트지는 1일 「강력 쥐」모습과 함께 이박사의 사진을 1면에 싣고 그의 연구결과가 사람에게서도 흔히 나타나는 근육 영양실조증 근육소모증 암 에이즈 치료에 새로운 길을 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박사가 발견한 유전자를 활용하면 고기량이 2∼3배가 넘는 소나 돼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 뿐 만 아니라 사람도 체육관에 가지 않고 가슴과 어깨의 근육을 멋지게 키울 수가 있게 된다. 그가 만들어낸 「강력 쥐」는 보통 쥐 보다 신체의 지방도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좀 더 규명되고 검증되어야 할 점들도 물론 많다. 뉴욕 메모리얼 슬로안 케터링 암 센터의 조안 매사규 연구원은 『문제의 유전자가 근육세포가 아닌 다른 세포에 대해서도 반응하면 전혀 엉뚱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축의 경우도 자칫하다간 근육 투성이의 소나 돼지를 양산할 가능성도 있다. 이박사는 6세때 가족과 함께 이민 온 한국인 2세. 하버드대 화학과를 나온 후 존스홉킨스대 의대를 졸업했다. 한국말이 서툰 그는 전화통화에서 『5년간의 연구 끝에 이 유전자를 발견해 냈다』고 말했다.학교측은 그가 21세기 미국의 유전공학을 이끌고 갈 몇 안되는 젊은 과학자 중의 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워싱턴〓이재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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