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선 투표돌입]노동당 『축배 준비』

  • 입력 1997년 5월 1일 19시 54분


노동당이 지난 18년간 집권해온 보수당을 누르고 승리를 거둘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총선이 1일 순조롭게 진행됐다. 투표는 이날 오전7시(한국시간 오전3시)에 시작돼 밤10시에 끝났는데 투표종료직후 출구조사에 따라 승패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총선에서는 임기 5년인 총6백59명의 하원의원이 선출됐다. 이날 발표된 인디펜던트지와 데일리 텔레그래프지의 막판 여론조사결과는 노동당이 각각 17%와 13%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나 노동당의 승리가 거의 확정적이다. 총선에 앞서 지난달 30일 보수당의 케네스 클라크 재무장관은 각료로서는 처음으로 보수당의 패배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노동당은 승리를 예상, 이미 「그림자 내각」 각료들을 중심으로 주요 각료진 구성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2년 총선에서 출구조사를 통해 노동당의 승리를 점쳤다가 망신을 당했던 BBC방송과 민영방송인 ITN은 이번에도 3백개의 투표소에서 출구조사를 실시했으나 지난 번의 실패를 의식한 듯 개표가 시작되기 직전인 밤 10시(한국시간 2일 오전 6시)에 결과를 발표키로 결정. 그러나 이번 선거는 워낙 노동당의 승리가 분명한 만큼 싱겁게 끝날 것으로 보여 선거의 결과보다는 여론조사기관이 얼마나 정확히 득표율을 맞출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 ○…하원의원 6백59명을 선출하는 이번 총선에는 92년보다 25% 늘어난 3천7백17명이 출마, 평균 5.64대1의 경쟁률을 기록. 후보자중 여성은 노동당 1백59명 자유민주당 1백22명 보수당 67명 등 3백82명으로 전체의 10.3%에 이르며 흑인 등 유색인 후보는 3%인 48명. ○…노동당의 토니 블레어당수가 일찌감치 발표한 그림자내각(섀도 캐비닛)의 각료 19명중에는 사상 최초로 시각장애인이 포함돼 있어 눈길. 교육장관후보 데이비드 블런켄트(49)가 바로 화제의 인물로 셰필드왕립맹아학교와 국립맹인대학을 졸업한 그는 92년 섀도 내각에 입각, 블레어가 국정운영에서 가장 역점을 두겠다고 약속한 교육과 환경분야의 정책을 입안한 주역. 신체의 결함에도 불구하고 예리한 직관력과 언변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 블런켄트는 블레어가 로빈 쿡 외무,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과 함께 중용(重用)하겠다고 밝힌 각료 3명중 한명. 한편 이번 총선에서 어느 당이 다수정당이 될 것인지를 알아맞히는 내기를 하고 있는 정치도박꾼들은 노동당의 승리가 굳어지자 오히려 노동당쪽에 걸기를 포기하기도. 〈런던〓이진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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