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푸아뉴기니,반군진압 용병 고용…국민 반발 거세

  • 입력 1997년 3월 21일 20시 10분


[김진경기자] 남태평양의 섬나라 파푸아뉴기니가 반군과의 싸움에서 외국인 용병을 끌어들였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파푸아뉴기니 정부는 9년째 내전을 벌여온 부건빌섬의 원주민 반군(BRA)에 대항하기 위해 최근 영국의 다국적 용병회사인 샌들라인 인터내셔널사로부터 용병을 공급받은 것. 그러나 「전장의 철새」 용병 고용을 둘러싸고 온 섬나라가 들썩일 정도로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처음 용병고용을 반대하고 나선 것은 군경(軍警). 제리 싱기로크 군사령관과 보브 멘타 경찰청장은 지난 17일 용병고용을 비판하며 줄리어스 찬 총리의 사임을 촉구했다. 싱기로크 군사령관의 주장은 계약액의 절반으로도 군의 사기를 올릴 수 있으며 샌들라인사와의 거래 자체에도 부정의혹이 있다는 것. 그러나 찬총리는 오히려 싱기로크 군사령관을 해임했고 싱기로크가 해임되자 19일 주민들은 반정부시위를 일으켰다. 21일에는 수도 포트모르즈비에 이어 제2도시 래에서도 용병들의 추방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고 곳곳에서 약탈행위와 폭동이 계속되고 있다. 용병회사 샌들라인의 중역 2명은 군인들에 의해 납치된 상태다. 용병은 백인 40명, 흑인 1백50명선으로 대부분 앙골라와 자이르등에서 싸워온 베테랑들. 파푸아뉴기니정부와 샌들라인사간의 계약액은 2천7백만달러(2백35억원)의 현금 및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세계최대 구리산지인 팜구나 광산의 채굴권 일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구 4백20만명, 1인당 국민소득 8백50달러로 「먹을 것도 없는」 빈국에 용병고용은 근시안적 결정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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