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규민특파원] 미국 유명기업들을 중심으로 21세기를 맞을 채비가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다.
작게는 2000년의 도래를 축하하는 행사상품의 기획에서부터 심지어 20세기를 상징하던 회사이름을 버리고 새 이름을 찾는 작업에 이르기까지 21세기를 맞는 미국기업들의 탈바꿈 작업은 지금 절정에 달한 느낌이다.
회사명을 바꾸기로 한 기업들은 20세기폭스사 등 금세기를 상징하는 이름을 가진 회사들. 이 회사는 이름을 단순히 21세기폭스로 바꿀 것인지 차제에 새로운 개념의 이름을 도입할 것인지를 놓고 현재 검토작업이 한창이다. 미국내 굴지의 컴퓨터회사인 게이트웨이 2000 회사도 창업 당시에는 미래지향적이라는 관점에서 2000년을 상징하는 이름을 채택했지만 막상 21세기가 되면 이 이름은 구닥다리가 되기 때문에 상호자체를 고치기로 했다.
이밖에도 이와 유사한 미국내 수천개의 기업들이 개명에 따른 불이익을 각오하고 새 이름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미국 최대의 자동차메이커인 GM과 역시 최대의 장난감회사인 토이저러스는 「프로젝트 2000」이라는 우연히도 같은 이름의 프로그램을 추진, 새로운 상품과 혁신적인 영업방법에 이르기까지 회사 경영 전체를 뒤바꾸는 작업을 이미 시작했다. 기업의 조직원리 자체를 바꾸겠다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주안점이다.
NBC 텔레비전 등이 주축이 된 「세계의 2000년 24시」같은 기획은 대표적인 축제행사 상품이다. 시차를 이용해 2000년 0시를 맞는 세계 주요도시별로 첨단기술이 동원된 대규모 행사를 벌이게 하고 이를 24시간 중계한 뒤 방영내용을 타임캡슐에 담아 영구보존한다는 것이 이 행사의 줄거리.
AT&T를 비롯한 통신회사들은 21세기를 앞두고 범세계적인 기업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회사 로고를 개정할 계획이다. 이들이 채택하려는 로고는 지구를 나타내는 둥근 형태의 디자인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기업체 대표들은 『세기가 바뀐다는 것은 상표 또는 회사의 이미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회사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를 검토해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쁜지를 판가름 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행동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