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韓永(이한영)씨 피격사건과 관련, 외국의 언론들은 이씨의 피격은 북한 노동당 黃長燁(황장엽)비서의 망명으로 촉발된 남북한의 긴장국면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분석했다. 특히 이씨의 피격은 황의 망명에 대한 북한 당국의 경고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황의 망명이 북한체제 붕괴의 신호탄일 수 있다고 평가한 외국 언론의 반응과 영국 더 타임스지의 기사 요약을 소개한다.》
▼ 긴장완화계획 틀어져 ▼
뉴욕 타임스는 17일 귀순자 이한영씨에 대한 대담한 암살시도 사건과 황장엽의 망명으로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키려던 최근의 계획들이 뒤틀어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타임스는 3페이지에 걸친 장문의 기사에서 이번 사건은 탈북자에 대한 최초의 총격행위라고 지적하고 서울주재 미국대사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번 총격사건을 저지른 장본인이 북한이라면 모든 일들이 앞으로 진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씨가 귀순후 이름을 바꾸고 성형수술을 하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성혜림사건으로 언론에 노출된 후 북한을 비난하는 책을 써서 판 것이 북한의 미움을 사 암살표적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이번 사건은 특히 황이 망명을 고집할 경우 그도 같은 운명에 처해질 수 있다는 경고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또 황의 망명을 「레닌이 소련을 탈출하는 격」이라고 비유하고 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아직 이보다 더 중요한 인물이 망명한 사례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 잡지는 이어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황은 金日成(김일성)과 金正日(김정일)에 대해 궁금한 모든 것을 알고 있을 것이며 그는 북한의 모든 것을 말해줄 수 있는 망명자라고 보도했다.
〈뉴욕〓이규민특파원〉
▼ 본보특종 1면 게재 ▼
일본 언론들은 황장엽의 망명요청 사건에 잇따라 터진 이한영씨 테러사건을 연일 중요기사로 상세히 다루면서 한반도 정세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일본의 유력지 아사히신문은 17일 북한의 「간부 수명이 망명 결의를 했으며 황서기가 구체적인 이름을 거론했다」는 동아일보 특종기사를 인용, 1면 주요기사로 다뤘으며 황서기의 망명은 북한 「체제 종국」의 서곡이 아닌지 우려된다는 칼럼을 실었다.
이 신문은 황서기의 망명 요청에 대해 중국이 신중한 자세를 보여 처리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며 주변 관계국과의 연계가 해결의 열쇠라고 분석했다.
이씨 피격과 관련, 언론들은 한국이 「북한에 의해 저질러진 보복테러」로 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김정일과 이씨와의 관계를 보여주는 가계도를 상세히 소개했다.
일본의 TV들은 북경의 한국대사관과 한국의 사건현장 등 긴박한 상황을 기자들이 생중계로 전하면서 남북한간의 충돌가능성을 분석하고 중국 정부를 둘러싸고 남북한간 불꽃튀는 외교공세가 펼쳐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경〓윤상참특파원〉